오늘의 커피
오랜만에 커피 마실 용기를 냈다.
아직 마시면 안되지만 왠지모를 근자감 덕분에.
내일부턴 다시 약을 먹어야 하니까, 오늘이 기회일 것 같아서.
오랜만에 지난 글을 읽다가 목에서 계속 건강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미련한 나는 그걸 무시하고 계속 커피를 들이부었던 것. 그랬으니 이 사단이 났지. 나도 참..
알면서도 자꾸 실수를 반복하는 나이든 사람의 고집을 아직 늙지 않다고 생각하는 나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이를 자꾸 먹는 내가 슬퍼졌다.
아무튼 오늘의 커피는 선물받은 드립백, 1키로 드립백, 코스타리카산 ‘일상의 여유’이다. 원두를 갈 때 나는 향을 참 좋아했는데 한동안 원두 갈 일이 없어지니 이제 그것도 귀찮아져서 이 대용품을 꺼냈다. 고소한 향기.
한두달 전, 지인에게 받았던 베트남 로부스타의 고소한 향기와 맛이 느껴졌다. 약간 짠맛 같기도한 이건 고소하면서 중간 깊이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혹시나 목이나 위장에 무리를 줄까 싶어 조금 홀짝이다가 괜찮은듯해서 이내 물을 아주 많이 섞어버렸다. 일주일에 한 잔 정도로 타협해보아야 겠다. 아니 한달에 한 두잔 정도가 더 낫겠지.
함께했던 크림치즈 마카롱도 제법 괜찮았다.
함께 사는 분의 말에 의하면 요즘 조금씩 생기를 찾고 있는 것 같다고 하신다.
입맛도 돌고, 취향도 되새김질하고 여러가지로.
다행이다.
눈이 이만큼이나 와버렸다.
겨울이 긴건 좋지만
가을도 여름도 봄도
모두 조화로워졌으면.
여름 겨울만 가득한 요즘은
나같은 코찔찔이가 살기 쉽지가 않다.
온갖 잡념으로 마무리하는
오늘의 커피 마시는 이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