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없는 하루
커피를 끊고 나의 삶이 많이 바뀌었다. 커피를 준비하며 약간 명상 같은 걸 했던 것 같은데 아프고나선 리듬이 완전히 끊겨버렸다. 커피를 마시려고 준비하던 그 모든 시간, 커피를 마시며 즐기던 여유들 다 어디갔지? 매일 즐기던 그 시간이 사라졌다. 그래봤자 하루에 한 잔 뿐이었지만, 그걸 마시지 않으면 하루종일 엄청 피곤했는데, 지금은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어제와 비슷한 하루가 온다는게 신기하다. 어쩌면 너무나도 당연한건데. 커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생각도 하고 글도 쓰곤 했는데 이젠 그러지않으니 아무런 생각이 나질 않는다. 커피 그깟게 뭔데 그 행위에 의지해서 생각 따위를 키우고 누리던 그걸 못해서 아쉽다.
하지만 커피를 쉬면서 나의 몸은 떠오르고 있다. 지난 가을 겨울 내내 그렇게 따갑던 나의 목은 원상태로 돌아왔고, 지긋지긋한 감기기운도 이젠 거의 없어졌다. 누런 콧물때문에 업무 중 화장실로 뛰쳐가 물코(?)를 풀어내느라 빨갛게 헐어있던 나의코가 언제부터인가 아침 세수할 때 한 두번이면 하루종일 멀쩡할 정도로 괜찮아졌다. 목이 잠기는 기운도 사라졌고, 무엇보다 몸살 기운이 없으니 너무나 살 것 같다.
커피를 끊고 상념을 누리던 나만의 여유는 줄었지만 몸은 깨어나기 시작했다.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