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도 떨어졌고, 신경 쓰이던 관계도 정리하고, 쌓였던 업무도 처리했고, 프로젝트도 공휴일도 끝이 났다. 그렇게 오랜만에 오전의 여유를 만끽한다. 화려하게 빛나던 계절이 저물어간다. 겨울이 성큼 와버렸다.
나에게 여유를 주기 위해 엉켜있던 실타래 몇 가닥을 끊어냈다. 노력하지 않으면 늘 제자리에 머무를 수밖에 없겠지만 가끔은 이렇게 쉬어가는 것도 필요하겠지. 너무 쉬어서 움직이는 법을 잊어버리게 될 수도 있지만, 굳이 닥치지 않은 일을 앞서 걱정하진 말아야지. 이렇게 고요한 시간을 갖기 위해 얼마나 많은 것을 지우고 버렸는지, 또 얼마나 많은 것들과 헤어지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오늘 이 시간이 좋다. 보이지 않는 관계의 짐을 다 덜어내고 오롯이 나의 에너지에만 집중하는 이 시간.
맛과 향이 좋은 위켄더스 커피의 오페라 블렌드가 1봉지 남았다.
좋은 원두와 다시 만날 시간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