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익숙한 사람이 누군가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건 평소와는 다른 리듬이 필요하다. 혼자라면 밥을 먹으면서도 다음에 할 일을 생각하고 준비할 수 있는데 누군가와 함께 있다면 그러한 여유를 누릴 수가 없다. 대신 함께하는 에너지를 받게 되겠지만.
어제 읽은 책’ 자기만의 방(민음사, 2016)’에서 제인 오스틴은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 틈틈이 짬을 내어 공용 거실에서 글을 썼다는 구절을 읽었다.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힌다. 지금 같은 시대에 내가 태어나 이러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어 다행이고 감사할 뿐이다.
반년만에 원두를 새로 사 왔다. 마땅한 원두를 찾지 못해 차일피일 미루다 데려온 원두는 요즘 자주 찾는 동네의 커피숍이다. 언제나 사람이 많고, 맛도 좋고, 가격도 괜찮은 곳. 오랫동안 그곳에 머물며, 내게 즐거움을 주길 바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곳. 오랜만에 부풀어 오르는 커피빵을 보면서 지금 이 여유로운 시간을 헛되이 여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어머니의 어머니라면 상상도 못 했을 나만의 공간과 나만의 시간, 오늘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