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커피
마지막 에디오피아 예가체프.
이 커피를 선물해준 그도 이젠 조금 멀어져갔다. 산다는 건 고무줄처럼 가까워졌다가 이내 멀어졌다가를 반복하는 것.
저질체력 인증 하듯 일주일째 감기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반복되는 리듬을 잘 아는 내 지인들이 이런 나를 이해해주고 배려해주고 있다는 것, 그걸 내가 느끼고 있다는 것.
아프니까 사고가 멈추고, 느려지고, 화를 자주 내고, 멍하고. 좀 애매한 상태로 보내고 있는데, 뭐랄까 내 몫을 조금 덜어주는 것 같다. 업무도, 인간 관계도. 나는 가라앉은 내 몸만 위로 올려내면 된다. 내가 할 일은 단지 그것 뿐이다.
입맛도 체력도 없어 일주일째 병자처럼 생활하고 있는데, 문득 오늘 아침에 받은 살가운 메세지로 따뜻한 에너지가 생겼다.
좋은 기운은 새로운 좋은 기운을 만들어낸다.
그이가 내게 건넨 위로의 말이 나를 조금 떠오르게 했고, 그 기운으로 미리 챙겼어야 할 것들을 챙겼다.
늙는다는 건 이런 기분일까
이번 감기는 나를 멍하게 만든다. 판단력이 흐려지고 둔해졌음을 느낀다.
이제 만 일주일이 되었으니 그만 내 곁을 떠날때도 된 것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