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커피일기

오늘의 커피

by 아무

오늘의 커피

평소처럼 원두를 꺼내려 냉동고를 열다가 이노다 커피의 원두를 발견했다. 교토에 다녀온 게 작년 2월이니 유통기한이 한참 지난 이 원두를 아껴먹겠다고 잘 보관하겠다고 어딘가에 두었던 것을 오늘에서야 찾게 된 것이다.

심봤다.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고동색 비닐 안에 들어있는 이노다 커피는 이노다 시그니처 커피 5가지 중 가장 진한 맛이 났던 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유통기한도 가장 길어서 제일 늦게까지 보관해두었다. 그래봤자 작년 7월정도 까지였으니1년하고도 10개월이나 지난 갈린 원두여서 물을 내릴 때 신선한 거품이 생기지는 않았지만 마냥 좋았다. 왠지 조만간 다시 교토에 가고싶다는 생각도 들고.

울적하고 축 가라앉은 이번 주말의 내게 활기를 찾아준 커피 한 봉지. 평소보다 많은 양을 훌훌 털어내고 물을 따르니 목이 따끔따끔하다. 몇 주 전 바람이 많이 불던 목요일 저녁 운동을 하고 나서 생긴 으슬으슬함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 보통 일주일 정도 푹 쉬면 낫곤 했는데 이번엔 좀처럼 컨디션이 좋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보약 한 채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나보다.

유통기한이 한참이나 지나 쓰고 목도 따갑고 시큼함도 없고 신선함도 느껴지지 않지만 내 기억 속 향긋한 이노다를 잠시 떠올릴 수 있었던 이 시간. 다시 교토에 가야겠다. 잠시 떠날 여유를 만들어야 겠다. 조만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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