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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Sep 12. 2023

전화상담

둘째 아이 담임선생님과 2학기 상담

2023.9.12 월


오후 3:30-4:40


“어머님, 전화상담 신청하셨지요?”


이렇게 시작되었다. 오후 2시부터 3시 20분까지 초등학생 상담을 마치고 오는 길이었다. 그 아이를 만나고 오면 우리 아이에게 어떻게 해줘야지 마음이 든다.


상담사인 나,

엄마인 나는 역할이 다른 사람이다.

하지만 사람이다 보니, 한 역할을 하면서 다른 역할에 대한 스스로 기대가 생기기도 한다.

삶은 칼로 두부를 자르듯 슥 잘리는게 아니였다.


초등학교 3학년 딸아이가 학교 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느껴졌다. 딱히 상담을 해야할까 싶었다. 그래도 딸에게 물어봤다.


“00아, 학교에서 선생님하고 엄마하고 상담하는 학부모상담을 한대.


엄마 신청할까? 어떻게 생각해?”

“응, 신청해.”

“그럼 뭘 물어보지?”

“친구들이랑 잘 지내는지 물어봐요.”

“그럴까. 알겠어.”


선생님께서 신청경위를 물으셨는데, 이 이야기를 했다. 선생님께서 술술 설명해주셨다.


매학기 초에 활동지를 작성하게 한다고 하셨다. 친한친구와 부모님한테 듣고 싶은 말, 요즘 나의 마음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친한 친구는 8명 정도 이름을 적었고, 요즘 속상하게 하는 친구 이름을 적었다고 한다. 선생님께서 관찰한바를 이야기해주셨다. 딸아이와 직접적으로 부딪히는 게 있는건 아닌거 같고 그 친구가 표현이 강해서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공부는 수학이 새로운 개념, 나눗셈이 들어가는데 반복적으로 해야하는 부분이라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부모님한테 듣고 싶은 말은 아빠와 엄마를 나누어 적었다고 한다.


아빠한테는 “영어 잘하고 있어.”라고 듣고 싶고

엄마한테는 “00아, 너 괜찮아.”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요즘 남편은 중3 딸과 영어 이야기를 자주 한다. 지금 해두어야지 아니면 후회한다는 말을 종종했는데, 둘째가 옆에서 듣고 부담을 느꼈나보다. 아니면 언니와 다른 무언가를 아빠에게 어필하고 싶었나. 궁금해졌다.


나한테 듣고 싶은 말은 ‘이 말은 자주 하는건데?’싶었다. 아이가 자주 다치는 편이라서 “괜찮니?”라고 자주 묻는다. 얼마 전에도 계단에서 심하게 넘어져서 무릎 이하 10센티미터 넘게 상처가 난적 있다. 거의 매일 물었다. 상처에 밴드를 발라주고 약을 발라준다. 어릴적부터 자주 있었던 일이다.


선생님한테 이 이야기를 하지 않았지만, 설명해주셨다. 부모님이 그 말을 자주 하셨더라도 애들은 더 듣고 싶을 수도 있다고 말이다.


안심이 되었다. 아이의 요즘 마음은 ‘신난다’였고, 선생님의 종합적인 의견은 ”3학년답게 천진난만하게 잘하고 있어요.“였다.


선생님을 말씀을 들으니 안심이 되었다. 그 마음을 선생님께 전해드렸다.


“학부모로서 아이를 학교에 보내면 일단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선생님과 전화상담을 하게 되니 그 마음이 안심으로 바뀐거 같아요. 그리고 내 아이를 더 신뢰하게 된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첫째아이 경우, 상담 후 불안이 극대화된 때도 있었다. 그때는 더 미숙한 부모였고, 더 모르기도 했다. 나도 둘째라서 적응된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 아이에 대한 믿음이 커진 부분도  있을 것이다. 첫째와 둘째가 다르다는 건 부모의 경험치도 많이 작용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게 된 건 선생님과 대화 덕분이었다.


 부모에게 효능감을 느끼게 상담해주신 아이 담임선생님께 정말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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