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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타티스 Dec 02. 2022

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로단테와 스타티스 3화 


행복한 부부들의 비결

 주변에 정말 행복해 보이는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행복할까. 나만 이렇게 불행한 걸까 팔자 탓을 했다. 그 사람들은 많은 걸 가진 거로 보였고, 나는 한없이 작게 느껴졌다. 그들은 자기 자신을 잘 파악한 사람들이었다. 자기 자신을 잘 아는 사람들은 상대에게 지금 내 감정이 어떤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려준다. 나 사용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것이다. 자신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준다면 상대는 수월하다. 상대가 아주 싫어하거나 참기 힘들어하는 뭔가는 되도록 안 하거나 피하는 것이 상대를 배려하는 방법이었다.



 자신을 모르는 사람 곁에 있는 이들은 힘겹다. 내 아내, 내 남편이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다. 우리 부부가 그랬다. 편하지 않으면 어렵다. 우리는 서로 어려워했다. 불안했고, 불안과 불안이 만나서 2차 감정인 화로 폭발하기도 했다.

연애에서 결혼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야 했다. 상대를 만나기 전에 나 자신을 아는 사람이면 내 중심을 잡고 상대를 맞이할 수 있었을 거다. 

결혼은 

 결혼은 사랑만으로 되는 건 아니었다. 나 자신을 알고 있는 두 사람의 씨앗이 사랑이라는 흙을 기반으로 심어져서 시간이라는 물을 주고 키우는 것이다. 싹이 트고 어떤 꽃과 열매가 맺을지는 그 씨앗이 중요했다. 우리는 결혼해서 서로의 씨앗을 찾아 헤매었다.

 서로 사랑하지 않았다. 우연히 결혼했고, 서로 자기 자신을 알아차리지 못했다. 나에게 가려져서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너와 내가 안 맞는데 이토록 고생하며 함께 억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를 잘 알게 된 바로 선 사람들이 함께 걸어가는 것이 결혼이었다. 결혼해서 사랑은 불타오르는 장작이 아니었다. 한 사람이 누군가를 위해서 희생하는 삶이 아니었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 상대를 알아보고, 함께 보폭을 맞추어나가는 과정을 기꺼이 하는 것이 사랑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다.


결혼 15년 차, 지금

눈앞에 일어난 의도하지 않은 상황들을 함께 헤쳐 나가며 살아가고 있다. 손을 놓기도 했지만, 이제는 더욱 꽉 잡고 살아간다. 세상에 사랑이 없다고 믿었던 십 대 소녀가 시간이 흘러 두 아이 엄마가 되어서 이제는 사람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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