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습작노트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타티스 Jan 17. 2023

나만의 여행법

집단상담에서

2023.1.16 월



월요일마다 집단상담 참여 중이다. 오후 1시부터 5시 사이. 그곳에 가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집단상담은 리더가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시간흐름이 다르게 느껴진다. 나 같은 경우는 집단상담을 좋아해서인지 대부분의 경우에는 시간 순삭이다.


한 집단원이 여행에 대해 말했다. 항상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하며 일 년 치 여행을 연초에 계획을 세워놓는다고 꺼냈다. 그랬더니 한 분이 자신은 여행이 어렵다고 했다. 변화가 무섭고 있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대신 계절 과일을 꼭 먹는다고 했다. 그래야 계절을 제대로 보내는 거 같다고. 자두, 앵두는 기본이고 은행나무 열매, 잣 등 사람들이 굳이 챙겨 먹지 않는 것까지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상을 여행하는 방법이 아니었을까.


나는 어떤가 생각하게 되었다. 계절꽃을 보아야 제대로 봄, 여름, 가을, 겨울을 보낸 것 같다. 지금은 동백꽃이 한창인 계절이다.


한자리에 있는 꽃들도 시간을 두고 지켜본다.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 변화를 두고두고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겨울에는 생활의 활력을 잃는다. 몇몇 아이들만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난 몇 년간 찍었던 꽃들을 찾아보았다. 집단원들이 나누어준 여행은 자신을 충전하는 방법이었다. 나는 꽃들을 식물을 만나면서 힘을 얻었다. 가끔 내가 초록인간이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었다. 


 식물은 좋은데, 스스로 자리를 이동할 수 없다. 안타까운 마음이었다. 나는 식물인간이고 싶었지만, 그 부분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늘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건 '의존'과 관련한 마음이었다. 어제 교육분석에서 나왔던 내용이다. 그 이전의 교육분석 내용에서도.


이제는 스스로 에너지를 내며 움직이며, 방향은 내가 결정해서 나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일상 여행을 이야기하다가 나 자신으로 끝맺는 이유는 요즘 관심사가 '나'이기 때문인가 보다.


내가 일상을 여행하는 방법은 
그 자리에서 자라나는 계절 식물들을 내가 찾아가서 만나는 것이다.



존재대 존대로

있는 그대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