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픽사베이에서 "졸음"을 검색했다. 이 사진이 딱 나왔다. 지금 이 순간 내 심정이다.
오늘 새벽 4시에 눈이 떠져서 가물가물하다가 상담실에 출근했다. 오늘따라 일정이 많아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시간을 한 톨도 그냥 보내지 않고 애쓰면서 보냈다. 집에 오는 1시간 운전길에 몇 번을 졸았다.
무서웠다.
졸음운전도 무서웠지만, 내일 강의 준비를 다 못했기에 이 졸음을 이겨낼 수 있을까.
눈꺼풀의 무게를 견딜 수 있을까 싶었다.
지금 오후 11시 33분이다.
나 자신을 믿기를 잘했다. 어떻게든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주변에 MBTI 유형 중 P성향인 분들을 지켜보았다. 그분들은 막판에 고도의 집중력을 뽐내면 많은 일들을 해냈다. 하지만 조기착수는 하지 않았다. 슈퍼 초강력 J성향이었던 나는 빨리 시작했었는데, 먼저 지쳤다. 마지막에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면 미루면 어떻게 될까?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그동안 미루지 못했던 이유는 뭘까?' 싶었다.
첫 번째, 불안이었다.
나를 믿지 못했기에, 내가 혹시 해내지 못할까 봐 불안했던 것이다.
두 번째,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빨리 시작하면 많은 시간을 투자하게 되고 그러면 아무래도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있었다.
세 번째, 두려움이었다.
혹시 내가 이걸 못하게 된다면 뭔가 큰일이 생길 거라는 두려움이 컸었다.
지각하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빨리 갔었고, 과제도 빨리 시작했었다.
그래서 어땠었나면?
나를 데리고 살기 힘들었다.
내일 강의인데 미루고 미루다가 (사실 다른 일정들이 켜켜이 있어서 하루에 하나씩 처리하다 보니 이렇게 되었다) 오늘 밤 12시 전에 끝내자 싶었다. 계속 내려오는 눈꺼풀을 겨우 붙잡고 말이다.
어쨌든 90%는 마무리했다. 내일 강의 대본 한번 확인하고, 활동지 프린트하고, 재료 챙기고 출발하면 된다.
휴, 이제는 사진의 저 강아지처럼 누울 수 있다.
이 사실이 이렇게 행복하다니.
오늘 하루도 열심히 살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