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과 그의 동생은 만두를 빚기로 한다.
만두피가 되는 얇은 반죽을 뽑아내는 일은 청년의 몫이었다. 동생은 그 얇은 반죽을 알맞은 크기의 동그라미로 오려내는 일을 했다. 동생은 반죽을 뽑아내는 청년을 관찰하곤 했다. 반죽은 한시간쯤 전에 미리 잘 섞어서 잠재워두곤 했다. 휴지기. 라고 부른 시간이다. 반죽의 생에서 최초의 휴식이며 최후의 휴식기이고 유일한 휴식기이다. 잘 닦아 놓은 이탈리아제 기계와 탁자, 뽀송뽀송한 밀가루를 함께 준비해 둔다. 기계에 쫀득한 반죽을 넣어 돌리면 반죽이 기계를 이겨내려는 힘 때문에 기계를 올려둔 탁자는 상어가 팔딱이듯 거칠게 움직였다. 탁자와 면뽑는 기계를 다스리며 청년은 계속 손잡이를 돌렸다. 덩이의 형태를 유지함으로써 저항하던 밀가루 반죽은 손잡기가 빙글빙글 돌아감에 따라 점차로 납작,해졌다 납작 엎드리진 않았지만 납작해졌다. 청년은 두께 조절 다이얼을 한단계씩 낮추어 점점 얇은 두께로 반죽을 데려갔다. 반죽은 하릴없이 그 단계에 맞추어 얇아지는 수 밖에 없었다. 반죽은 기계 속을 들어갔다 나올수록 얇아졌고 매끈하고 부들부들해졌다. 꼭 점점 아이로 돌아가는 노인같았다. 아기의 살결같은 반죽에는 서로 들러붙지 않게 하기 위한 밀가루가 베이비 파우더 대신 자주 뿌려졌다. 세번일까 네번쯤 기계 속으로 다녀온 반죽은 덩이였던 시절을 기억할 수 없도록 아주 납작하고 길어졌다 그의 초등학교 동창은 그를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나와 청년만이 그의 이전을 기억한다. 납작하고 기다란 반죽을 두 손으로 조심스레 받아 넓은 나무 도마 위에 눕혀 둔다. 반죽의 가장 가장자리부터 동그란 그릇으로 꾸욱 눌러낸다. 한 판이었던 반죽이 여럿의 동그란 만두피가 되었다. 만두피는 각각의 속을 품게 될 것이고 각각의 모양을 갖게 될 것이며 각기 다른 뱃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하나의 반죽으로서 존재했던 시간은 끝이 나고 각각의 삶을 향한 여정이 이제 막 시작되는 것이다. 각각의 만두피의 삶에 축복을 보내듯 한번 더 밀가루를 보슬보슬하게 뿌린다.
2017. 10. 14. 18: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