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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를 알았으니 해결하면 된다.
동공 지진을 들키지 않을 정도로만 가볍게 코팅되고, 동시에 시야가 밝은! 밝은!! 밝은!!! 수경을 구입했다.
수경을 싸들고 1.2미터에서 시작해 다른 끝이 2미터로 끝나는 수영장에 갔다. 발이 닿지 않는 환경에 서서히 적응하기 위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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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바닥이 보여!"
앉은 자세로 팔다리를 연신 움직이는 모양이 너무 웃기지만, 어쨌거나 거의 선 상태로 물에 떠 있을 수 있는 혈육이 '바보냐?'라고 눈으로 묻고 있었다. 그를 옆에 두고 나는 벽에 대롱대롱 매달려 말했다.
"덜 무섭긴 한데 그래도 무섭긴 무서워."
"내려가 보면 안 무서워. 바닥까지 가보자."
"와 미쳤어. 어떻게 바닥까지 내려가."
"여기 2미터야. 삼십몇 센티만 내려가면 그냥 바닥이야."
"오? 그렇네?"
삼십여 센티만 내려가면 바닥이라니.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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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혈육과 숨을 참고 뽀글뽀글 바닥으로 내려갔다.
나 참. 이게 뭔가 싶을 정도로 금세 바닥이다. 바닥에 서서 사람들이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바라보았다. 수영장 안은 푸른빛이 가득했고, 천장에서 쏟아져내려 오는 햇살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물결에 부서져 바닥에 가득 쏟아져내렸다. 머리 위에선 수많은 사람들이 쉬지 않고 팔다리를 움직여 이쪽저쪽으로 나아가는데, 고작 삼십 센티 아래의 세상은 아무도 없는 듯 고요했다. 밝은 물안경 속에서 눈을 껌뻑이며 화성을 구경하는 우주인처럼 이곳저곳을 살폈다.
"푸하!"
"별거 없지?"
"와, 디게 조용하다."
금세 발이 닿는다는 사실만큼 저 아래가 끝이 없는 심연이나 해저 괴물이 사는 곳이 아니라 눈부시게 밝고, 고요한 공간이라는 것이 나를 안심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