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건전지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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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kg 입니다."
"...네? 네?"
체중계에서 내려와 숫자가 표시된 액정을 향해 황급히 고개를 돌렸다.
들은 숫자와 한 치 다름 없는 숫자다.
이상하다. 지난주에 수영장에서 쟀을때보다 2키로 가까이 늘었어. 수영장 체중계가 고장인가?
건강검진 후 수영장 체중계가 어쩜 그럴 수 있다며 투덜거리며 수영장에 가 체중계에 올랐다.
00kg.
아까 들은 목격한 숫자와 한 치 다름이 없다.
어쩜 그럴 수 있냐는 질문은 체중계가 아니라 나에게 향했어야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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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뭐가 됐건 꾸준히 운동을 했다.
늘 체중을 쟀고, 크게 체중이 변하는 일이 없었다. 그러다 본가에 들어와 운동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일주일에 두번 가던 수영마저 독감을 맞이하여 강제종료하게 되었다. 그 뒤로 8개월 동안 다른 운동을 찾지 못하고 아침저녁 출퇴근 자전거타기만 겨우 했다. 그래도 6개월 동안은 크게 몸무게가 불지 않아 언제든 몸무게는 원래 숫자로 회복시킬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최근 한 두달 사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 아 어쩐지.. 걷는게 좀 불편하더라.. 바지도 작아지고..
술도 안먹는데 살이 이렇게 올라서 억울한 기분에다, 근육량이 빠져나간만큼 살이 더 찐 것이라 생각하니 정신까지 아득하다. 살이 올라서 막 힘이 생기고 막 세상을 호령할 것 같이 기운이 뻗치는 느낌이라면 이런 고민을 할리가 만무하다. 문제는 운동 없이 살이 찐 것. 위험하다. 몸이 무거워질수록 에너지가 고여서 머릿속이 정돈되지 않을 것이며 고인 것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뿜어낼 것이다. _ 사실은 이미 그러하다!
아 정말 위험하다. 우울로 가는 급행열차 뿜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