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평범하고 싶었다
어릴 적, 어른들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평범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멋진 어른이 되어서 집도 사고, 차도 사고, 효도도 하는 멋진 딸이 되고 싶었다.
어른이 되어 사회생활을 5년 넘게 해 본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평범함은 흔하다는 말이 아니었다.
내겐 주변 타인의 일상조차도 부러움의 대상이었고, 내 삶의 고통이 너무나 버거웠다.
우울증이란 그랬다.
평범함 사이에 숨은 채 평범하지 못한 것.
작은 행복조차 잡지 못하는 것.
어릴 적 누구나 누린다고 생각했던 맑은 아침을 누리지 못하는 것.
그것이 나를 갉아먹었다.
평범하지 못하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혔고, 평범한 것이 흔한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되었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보니 우울증, 불면증 각종 정신적 질환에 시달리는 친구들이 많았다.
어린 내가 생각한 평범한 어른은 평범한 것이 아니었고,
지금 내 주변 흔함은 내가 꿈꾸던 흔함과는 거리가 너무나 멀었다.
세상이 나쁜 걸까.
우리가 미약한 걸까.
아니면 어렸기에, 그저 순수하게 세상을 바라봤던 것일까?
어릴 적 누렸던 평범한 일상이,
그저 학교가 가기 싫었고, 숙제가 귀찮았던 그 시간들이,
친구들과 떡볶이를 먹으며 장난치던 그 순간들이 자꾸만 떠오르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