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되어 가는 건강

떨어져만 가는 자존감

by 꽃빛달빛

요즘은 하루를 살아낸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잠을 아무리 자도 눈을 뜨면 피곤하고, 계속해서 꾸벅꾸벅 졸고 있다.

무기력은 잠을 먹고 자란다더니, 이젠 자는 것조차 지쳐버렸다.

가끔은 내가 특별한 병에 걸린 게 아닐까 싶다가도,

이것조차 우울증의 증상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저 한숨만 내쉰다.


정신과의 진료 예약을 걸어두고도 정작 가는 날이 되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한다.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잠과의 사투를 벌이는 사이 하루가 흘러가고,

오늘을 허비했다는 죄책감이 고스란히 나를 덮친다.


정신 건강이 나빠진 건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전 같으면 아무렇지 않게 해내던 일들이 이제는 버거우니까.

머리는 자꾸 깜빡깜빡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나는 계속 실수하고, 그 실수가 나를 더 작게 만든다.


내가 이렇게까지 약한 사람이었나.


예전에는 그래도 뭔가를 해내는 사람이었다.
그런 내가 지금은 하루 종일 자고 일어나서도,
그 하루의 이름조차 붙이기도 어렵게 그저 흘려보낸다.


정신건강이 나빠질수록, 자존감도 함께 바닥을 친다.


"정기연재를 걸어두고 한 글자도 쓰지 못했어."

"나는 대체할 줄 아는 게 뭘까"
"난 왜 이것밖에 못하지?”


스스로에게 퍼붓는 말들이 날카롭고도 서글프다.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말했더라면 나는 그 사람을 끊었을지도 모르는데,
나는 나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렇게 다그친다.


의지가 없는 게 아니라, 몸이 안 따라주는 날들이 있다.
그걸 알면서도 내 마음은 나를 못마땅해한다.
그래서 더 슬프고, 더 무력하다.


가끔은 이런 나를 있는 그대로 안아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괜찮아, 지금 너는 쉬는 중이야."
그 말 한마디면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날이 많다.


하지만 세상은 그리 친절하지 않고,
결국 나는 나 혼자 이 순간들을 감당해야 한다.


'내일은 좀 나아질까?'

그 생각 하나로 지금을 버틴다.


제발 내일은 나아지길.

간절히 바라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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