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오늘의 날씨

by 꽃빛달빛

우울증은 내겐 장마철 같다.


매일같이 비가 멈추지 않고 내리니

온 땅이 젖어내리고,

애써 널어놓은 빨래도 망치고,

기분 좋게 입은 구두도 갈아 신게 된다.


간혹 비가 개는 날도 있지만,

꿉꿉하게 남은 습도와 물웅덩이는 그 흔적을 지우지 않는다.


그러고는 곧 다시 우울함이 폭포수처럼 하늘에서 쏟아내린다.


나의 오늘의 날씨는 홍수 그 자체다.

습해도 좋으니, 어서 빨리 비가 멈추길 빌어본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한 순간, 한 문장] : 허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