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서랍 구석진 곳에서 고등학교 친구에게서 받은 일기장에 써 내려간 일기를 읽었다. 그땐 나름 감성도 있고 껌종이도 잘 펴서 들어있었다. 흥나는 대로 멋을 부려가며 적어놓은 시 몇 편 재미있다. 그때의 나는 그런 모습이었구나. 고운 스커트에 환한 블라우스를 입고 멋도 부릴 줄 아는 어린 소녀였구나. 그동안 나를 잘 키우지 못하고 아직 힘들게 살고 있구나. 19살 어린 나야 미안해. 앞으로 너를 더 사랑해 줄게.
좀 더 너를 아끼고 좀 더 좋은 옷과 좋은 음식으로 너를 호강시켜주고 싶다. 좀 더 건강하게 나의 사랑을 받으며 잘 지내길 바란다. 담뿍 안아주고 토닥토닥 등 두드려 주고 싶구나. 사랑한다. 어린 소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