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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머리카락>을 읽고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상 수상작 (사계절출판사, 2019년)

by 황현경


<푸른 머리카락>은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 상 수상작이다.

이 글을 쓴 남유하 작가님은 SF와 동화, 로맨스, 호러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2018년 제5회 과학 소재 장르문학 단편소설 공모전에서 「미래의 여자」로 우수상을 받았고, 「푸른 머리카락」으로 제5회 한낙원 과학소설 상을 받았다. 단편「국립 존엄 보장센터」가 미국 SF 잡지 클락스월드에 번역 소개되었다.

-작가소개에서 인용-


‘한낙원 과학소설 상’은 과학소설의 선구자 한낙원 선생을 기려 2014년 제정되었습니다. 과학소설은 미래를 다루는 동시에 현재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기도 합니다.-김경연 청소년 문학평론가의 기획 글에서 발췌-


줄거리 : 지유는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고 전학을 왔다. 전학해 온 날 푸른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를 보고 몹시 놀란다. 행성 간의 충돌로 인해 여성이 사라진 자이밀리언은 지구에서 자신의 종족을 번식시키는 대신 지구의 물 부족 현상을 해소하는 데 도움을 주겠다는 협정을 맺고 30년 전부터 지구에서 살고 있다. 지유의 고모도 자이밀리언과 결혼하고 아기를 낳았다. 지유는 푸른 머리카락과 황록색의 눈을 가진 자이밀리언에게 고모를 빼앗겼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전교생 300명 중의 한 명인 자이밀리언인 재이를 싫어하지만, 자꾸 신경이 쓰인다. 재이는 지유의 연필을 실수로 떨어뜨리고 아무 말 없이 그냥 나간다. 그러는 재이에게 지유는 생수병을 던지며 화를 낸다. 하지만 학교에서 재이는 누구와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빠와 이혼한 엄마는 일하느라 늘 늦게 들어오신다. 저녁을 먹은 지유는 자전거를 타고 방파제에 바다 구경 나갔다가 그곳에서 재이를 만난다. 재이는 지유에게 말을 걸고 물에 들어가 자기 몸이 변화하지만 개의치 않고 수영한다. 자이밀리언은 물에 닿으면 반투명한 푸른 갑각으로 뒤덮인 피부, 뾰족한 뿔이 달린 긴 손가락과 발가락, 그리고 촉수로 뒤덮인 입이 드러난다. 방파제에서 같이 놀았던 재이는 학교에서 지유를 모른척한다. 그 모습에 화가 난 지유는 해서는 안 될 심한 말을 한다. 지유를 후회하지만 재이는 그날 이후 학교에 오지 않는다. 지유는 용기를 내서 선생님께 재이의 집 주소를 물어본다. 재이를 만난 지유는 진심으로 사과한다. 재이도 동물원의 동물 취급하는 아이들을 피해 학교에서 말하지 않았다고 미안해한다. 재이는 자신이 차고 있던 팔찌를 풀러 지유에게 선물하고 서로 친구가 되기로 한다.


앞으로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작가님의 소설처럼 외계인과 같이 공존하며 사는 날이 오지 않을까? 현재 그런 일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그때 가면 자연스럽게 일상이 되지 않을까? 예전에 개나 고양이는 밖에서 생활했었고 당연한 일로 생각되었지만, 지금은 반려동물이라 하여 사람처럼 옷도 입고 신발도 신고 인간과 같이 식구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외계인과 스스럼없이 친구로 지내는 것이 당연하게 생각되는 날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남유하 작가님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 어쩌면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해 상상하기를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작가님 글은 소재가 독특하고 내용도 다 다르지만, 작품마다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 주제가 되고 인간이 과학과 같이 공존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서술하였다. 그리고 이야기 너머 깊은 화두를 던진다. 책을 읽고 나면 마음을 누르는 묵직한 것이 있다. 그리고 현재의 삶에 대해 앞으로의 미래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과학과 미래는 뗄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남유하 작가님의 소설 「국립 존엄 보장센터」, 「어쩌다 우주여행」, 「나무가 된 아이」, 「우리 할머니는 사이보그」를 읽었다. 책을 펼치면 끝까지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된다. 나도 남유하작가님의 글처럼 일어날 수도 있지만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을 상상해서 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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