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은 현실이 된다.
가수를 꿈꾸던 어린 시절을 지나 더 이상 가수는 될 수 없다는 걸 절감한 어느 무렵 무터 문득 작곡을 배우는 것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곡을 써보면 어떨까. 조금 더 여력이 된다면 내가 만든 노래를 내가 불러보면 어떨까. 그런 작은 욕심을 마음에 품고 몇 년쯤 살았던 것 같다.
생각을 실행에 옮긴 건 대책 없는 실행력 덕분이었다. 가끔 내겐 뜬금없이 강한 실행력이 찾아오곤 한다. 그럴 때면 늘 공상만 하던 것을 실행에 옮겨, 가끔은 뜬금없이 등록해버린 학원을 다시 환불해야 하거나 하는 일들이 생기곤 했다. 다행히 작곡은 몇 년이나 고민해왔던 일이었고, 레슨을 등록한 후 한 달도 되지 않아 환불을 해야 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그렇게 충동적으로 시작한 작곡은 반년을 넘게 이어졌다. 어느덧 해를 넘기고, 이제는 제법 의도한 느낌과 비슷하게 노래를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더 이상은 남자친구에게 음악을 들려줄 때 몸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지도 않으며, 때론 내가 먼저 들어보지 않겠냐고 권하기에 이르렀다. 물론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이 얼마나 찬란한 발전인가.
새해를 맞아 얼마 전에는 화성학 책도 샀다. 좋아하는 취미를 깊이 있게 즐기는 일은 정말 멋진 일이다. 정말 뜬금없던 실행력 덕분에 항상 상상만 해오던 일이 조금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남자친구에게만 들려주지만, 언젠가는 사운드 클라우드에 계정을 만들어서 내 노래들을 올려보고도 싶다. 미래를 위해 꿈을 굴려가는 일상들이 가치 있게 느껴지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