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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노을 Sep 08. 2023

이혼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80년대

편견을 갖지 말아 주세요



생각해 준답시고 무심코 하는 말들과 편견이
부모의 이혼보다 더 힘들고 무섭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말은 '아'다르고 '어' 다르다.

머리로 생각은 하고 말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공격하는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 이혼 가정이 다른 가정에 피해를 준 것도 아닌데 범죄자 집안 무슨 몹쓸 유전병이라도 걸린 듯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꼭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입니다.




01 네가 중간에서 잘 좀 하지 그랬어.


네가 중간에서 잘 좀 하지 그랬어. 자 이런 말이 부모님이 이혼하는 상황에 아이한테 할 말일까요? 이미 물은 엎질러졌고 상황은 버러 졌는데 상처받은 아이한테 비난하는 것 같은 말투는 정말 아이를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어쩌면 무심코 안타까워서 내뱉은 그 한 마디가 아이들에게는 부모의 이혼보다 더 큰 상처를 남깁니다.  자녀가 중간에서 잘했다면 과연 부모가 이혼은 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자녀들이 말하면 이혼을 결심한 부모들이 경청하나요? 부부가 이혼을 하는데 왜 자녀가 저런 조리는 들어야 하는 거죠? 자녀가 부부싸움의 심판입니까? 그리고 자녀 때문에 이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 저렇게 말씀하시는 분께 도리어 반문하고 싶습니다. 이혼은 부부끼리 하는 것이지, 아이와 부모가 이혼하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 잘해야 할 사람은 애초에 부부인 부모입니다. 네가 중간에서 잘 좀 하지 그랬어 대신에 네가 중간에서 많이 힘들었겠구나 하고 말해주세요.







02 그래서 가정환경이 중요해 


부모가 이혼을 한 것을 몰랐을 때는 저런 말을 하지 않다가 이혼한 것을 알고 난 후에는 "그래서 가정 황경이 중요해 "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가정환경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어떤 실수를 하던 그것은 부모의 이혼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가정환경이 어때서요? 본인들은 이혼을 하지 않고 살고 있으니 가정환경이 무조건 좋다고 말할 자신 있는 분들만 그렇게 말씀하세요. 매일 싸우고 매일 이혼을 들먹거리면서 정작 이혼은 안 하고 싸움만 하는 가정환경이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부보가 이혼을 했다고 해서 사랑을 못 받는 건 아니랍니다. 동시에 한 공간에서 사랑해 줄 수 없을 뿐, 각자 자기 위치에서 자녀를 사랑합니다. 그런 편견은 버려주세요. 이혼 자녀의 엄마에게 남편이 없는 것이고. 이혼 자녀의 아빠에게 부인이 없는 것뿐입니다. 이혼을 해도 부모와 자식이라는 천륜은 이어집니다.






03 너네 엄마, 너네 아빠 (니 애비,니 엄마)


서로 힘들었으니 헤어진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배우자를 지칭할 때 예의를 지켜주세요. '니네 엄마', '니네 아빠'는 아직도 가슴에 응어리진 것을 아이한테 폭격하는 말입니다. 피가 안 섞였고 이제 이혼했으니 나랑은 상관없는 사람이다라는 것을 의연 중에 폭력적으로 표출하는 하는 것입니다. '니네'자를 빼도 제 아빠이고 엄마인 것은 변함이 없기에 말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이미 헤어지고 끝났으면 더 이상 상처 주는 말은 하지 마세요. 둘은 원수처럼 헤어졌다고 해도 아이에겐 아빠이고 엄마입니다. 제대로 된 부모라면 " 나랑은 끝까지 인연이 되지 못했지만 너는 엄마나 아빠에게 잘해야 한다"라고 말해 주어야 합니다. 부부가 서로 안 맞아서 이혼한 것이지 이혼한 사람의 가치 전부가 땅바닥에 떨어진 건 아니니까요. 한 때 부부였던 사이 그리고 아이의 엄마 아빠로서 존중해 주세요.







04 라떼는 이혼가정이 아니라 결손가정이라 했다.


내가 어릴 적에는 이혼 가정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이혼한 가정을 결손 가정이라 했다. 사회 속에서 이혼한 가정을 표현하는 방법부터가 잘 못 된 시절도 있었다. 이혼 가정, 한 부모 가정, 조손 가정 모두 가족의 한 형태 일 뿐이다. 부모가 이혼을 했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이혼이 무슨 유전적으로 옮는 병도 아닌데 마치 나와는 완전 다른 사람인 듯 말하는 경우가 많다. 이혼한 부부도 자신들이 연애하고 결혼할 때는 이혼할 줄 모르고 결혼한 것이다. 사람일은 아무도 모르는 것이다. 자기가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라고 해서 앞으로도 쭉 그런 상황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보다. 







05 부모님은 다 살아 계시고? 따로 사신다고? 왜?


우리나라는 다른 사람의 나이와 결혼여부 등을 아무 스스럼없이 물어본다. 실례라는 생각은 눈곱 만치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또 자신의 호기심 유발이나 가십거리가 되려고 한 부부가 이혼을 한 것이 아님에도 꼬치꼬치 캐묻는다. 어떤 사람들은 부모님 돌아가셨는지 살아 계시는지까지 물어본다. 부모의 생사 여부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을 판단하는데 그리 중요한 요소인가? 때로는 차라리 돌아가시지 않은 부모를 돌아가셨다고 말하는 게 더 나을 때도 있다. 따로 사신다고 하면 별거? 이혼? 이렇게 구체적으로 물어본다. 따로 사신다고 이야기했을 때는 눈치껏 적당히 멈추라는 말이라는 것을 모르는 것일까? 이 세상에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거나 고아이거나 이혼을 한 가정의 자녀들은 모두 사회의 약자인가? 범죄자인가? 묻고 싶다.





분별력이 약할 때 편견은 강하다

                                                              - 케인 오하라 -







이미지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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