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죽일 놈의 충동성

가해자를 자청한 모모의 선택

by 이도연 꽃노을



이론적으로 빠삭하지만 그놈의 충동성 때문에



ADHD 성향을 키우는 엄마들은 부족하고 서툰 아이의 사회성 때문에 많은 일들을 일상에서 마주한다. 충동적이어서 입으로 먼저 튀어 나 온 말이 친구를 기분 나쁘게 하거나 수습이 안 되는 경우들이 있다. 멈춰서 생각하고 적절한 단어를 선별하고 상황에 맞는 어투로 문장을 말 들고 그다음에 적적한 감정과 어투로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을 학교, 가정, 센터에서 배웠지만 약으로도 미쳐 다 커버되지 않은 충동성은 늘 아이를 난처한 상황에 이르게 한다.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을 갚는 것이 아니라 만 냥 빚을 지고 오는 아이를 보면 엄마 마음은 찢어진다.



<전지적 모모의 시점>


엄마가 친구랑 눈을 보고 친구가 함께 대화하거나 놀 상황인지 먼저 지켜보라고 했지.
근데 친구들 중에는 엄마처럼 극명한 표정과 말투로 이야기하는 친구보다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래도 다른 친구랑 놀고 있으니 나도 함께 놀고 싶어서 친구에게 다가간다.

" 친구야 나랑 같이 놀래? "

" ......... "

이상하다. 엄마가 분명히 이렇게 말을 먼저 걸면 친구가 대답도 해주고 친구가 될 수 있다고 했는데...
엄마가 말한 시나리오 대로라면 상냥하고 다정한 목소리로 같이 놀 것을 청했으니 친구는 응당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한다. 그러나 열명 중에 여덟 명은 예상밖의 질문과 반응을 한다.

대답을 안 하는 친구부터 "너는 왜 맨날 물고기랑 우주만 좋아하고 이야기를 계속해? "
질문의 의도와 뉘앙스를 캐치하지 못하고 친구에게 우주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한다.

" 2021년 2022년까지 나사 데이터를 보면 그때까지 발견된 외계행성이 5000개다 넘는데. "

" 우주이야기 말고 다른 이야기 하고 놀자 그랬지 언제 우주 이야기 들려달랬어? "

친구가 우주에 관심을 보이는 듯해서 말을 해줬는데 친구는 토라짓 나를 뒤로하고 자기 자리로 가버린다.

" 우주 이야기 하는 것을 왜 친구들은 싫어할까? "
" 우주는 정말 멋지고 재미있는데.... "
" 나랑 우주 이야기 하고 놀 사람은 없나?
괜히 화난 것 같은 친구의 마음을 달래 보려고 나는 말을 다시 걸어본다.
" 그럼 네가 관심 있어하는 이야기는 뭐야? "

" 됐어. 절로 꺼져! "
" 너 왜 나한테 욕해? "
" 욕한 거 아니거든, 너랑 안 논다고 꺼지라고...."

친구의 말을 듣고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래도 엄마는 때리는 것은 안된다고 했으니 소심한 복수를 해본다.

" 너 우주 잘 모르지? 그러니까 말 돌리는 거지? "
그 친구는 쪼르르 일어나서 선생님께 가서 내가 자기를 자꾸 괴롭힌다고 선생님께 일렀다.
난 괴롭힌 거 아니고 알려줄 뿐이고 친구가 되고 싶었을 뿐인데... 나는 어느새 친구를 괴롭히는 나쁜 아이가 되어있다. 선생님은 내게 왜 그랬는지 어떤 마음이었는지 묻지 않고 그 아이와 멀리 떨어져 있으라고 한다.
엄마가 말한 방법은 학교에서 절대 통하지 않는다.
난 이야기도 잘 못하고 친구가 없는 외톨이이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속상하다.
나는 나갈 수 없는 상자에 꼭 갇혀있는 느낌이다.


한 반에 아이들이 많이 줄어서 20명 남짓이라 해도 선생님이 한 반의 아이들의 모습을 다 지켜보고 알긴 어렵다. 고학년이 되면 더 교묘해지는 따돌림과 수법에 눈치가 느리고 친구가 그리운 ADHD들은 친구들이 놀리는 것인지 재미로 시키는 것인지 모르고 친구들의 요구에 응하고 올 때가 정말 많이 있다. 그러나 엄마는 집에 있고 반에는 CCTV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일이 일어난 순서를 정교하게 정렬하고 정리하지 못하는 아이는 주변의 또래 아이들이 띄엄뜨엄 본 것을 토대로 상황이 파악된 진다. 어느새 아이는 친구들이 시킨 장난을 하다가 영악한 아이들에 의해 선생님께 부름을 받는다. 눈치 빠른 녀석들은 모두 쏙쏙 빠지고 서로 편을 들면서 아이를 바보로 만들기도 했다. 물론 내 아기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자신의 입장에서 편할 때로 이야기할 때도 있는 것을 안다. 그러나 나는 분명히 내 눈으로 확인을 했다.


유치원 시절 모모와 여학생 간의 트러블이 일어났다. 여학생 부모는 6살인 모모를 경찰에 신고를 했다. 상대 학생의 부모가 경찰에 신고를 했다는 소식을 유치원 담임 선생님께 전해 듣고 나는 너무 놀라 모모의 유치원에 달려갔다. 모모에게 어떻게 된 것인지 물어봤지만 모모는 자기가 여자친구 다리를 발로 찼다고만 짧게 말했다. 이해가 가도록 왜 그랬는지 정황을 설명해 달라고 하니 아이는 이미 원장실에서 벌을 서고 있어서 한 축 위축된 얼굴로 설명을 하지 못했다. 그 자리에서 상대방 엄마와 유치원 원장님께 사과를 했다. 납작 엎드려서 이런 일이 없게 하겠다고 용서를 빌었다. 아이가 그런 엄마의 모습을 보면 조금 더 성장하겠지 싶어서 울면서 싹싹 빌었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한 상대 학부모는 신고를 취소하지 유지했다. 그 사이에 친정엄마까지 유치원에 왔다. 그리고 원장 선생님께 유치원을 모모가 유치원을 관둔다는 조건으로 CCTV를 봤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나는 내 눈을 의심했지. 모모의 반의 CCTV영상에서 본모습은 같은 반 여자 아이가 모모가 싫다는 데도 다가와 자꾸 얼굴에 종이 같은 것을 보여준다. 모모는 싫다고 손사례를 치며 여러 번을 뒷걸음치며 피했다. 그러자 여자 아이가 일어나서 모모에게 나가와서 목살을 잡고 내 아이를 질질 끌었다. 그러자 화가 난 모모가 아이의 손을 뿌리치며 오른발로 여자아이 오른쪽 무릎을 차는 모습이 보였다. 물론 어떠한 폭력도 정당화될 순 없다. 하지만 CCTV에서 보여주는 진실은 그 여자아이가 싫다는 모모에게 싫다는 행동을 하고 멱살을 잡아 끄는 행동이 보인다. 그 CCTV를 보던 원장선생님과 우리 친정엄마와 나는 놀랐다. 그리고 원장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사과를 하셨다. 여자 아이 엄마 이야기만 듣고 CCTV를 확인하지 않으신 것이다. 그리고 모모의 담임선생님께서는 다른 쪽을 보면서 수업 준비를 하고 계셔서 아이들이 싸움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보시지 못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몰려가 모모와 그 여자아이의 싸움을 알리자 선생님이 급히 두 아이를 불리시키자 여자 아이는 주저앉아서 울고 모모는 그런 여자 아이를 보고만 있었다.


나는 그날 모모에게 사과를 했다.

" 네가 어떻게 했는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모모의 담임 선생님도 여자 아이의 다리에 생긴 자국만 보고 모모의 윗도리 속에 남겨진 손톱자국은 보지 못했던 것이다.


" 엄마 소용없어. 원래 여자애들은 말도 잘하고 울어. 그럼 선생님들은 늘 여자아이 편이야 "


그 말을 듣고 아이가 얼마나 그동안 설명은 못하고 상처를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모모는 그 이후에도 적절한 교육과 치료를 통해서 싸움이 일어난 경위와 느낌 그리고 말하고 기억하는 훈련을 많이 했지만 이미 굳게 닫힌 모모의 마음을 열긴 쉽지 않았다.


" 어른들은 답이 정해있고 남자애들만 혼나고 여자들 이야기만 들어주는데 왜 그렇게 길게 설명해야 돼? 어차피 아무도 믿어 주지 않을 거 내가 그냥 했다고 대답하면 몇 마디 들으면 끝나. 안 그랬다고 말해도 내가 했다고 말할 때까지 나를 혼내.... "


이 경우는 유치원에 CCTV 있어서 밝혀낸 것이었지만 초등학교는 CCTV가 없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가리기가 어렵다. 여전히 모모는 자신이 안 한 것까지 자신이 했다고 거짓 고백을 한다. 선생님께 혼나는 상황을 최대한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아이의 두려움이 거짓 자백이었다. ADHD 엄마들은 센터에 모여서 하나같이 사회적 약자라는 프레임에 씌워져 의심받는 아이들 이야기에 서로 안고 울었다. 지역도 다르고 학년도 다르고 성격도 다른데 어쩜 ADHD 아이들이 겪는 비극적인 일은 비슷하다. 항상 가해자로 지목되고 기억이 정말 나지 않아도 거짓말이라며 거짓말 한 사람은 무조건 나쁜 거라며 앞에 일어났던 본론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거짓말을 하면 나쁜 사람이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혼자 삼킨다. 집에 와서 부모님께 어떤 분위기에서 어떤 연류로 그 일이 일어나고 어떤 순서로 진행이 됐으며 친구가 어떻게 내가 어떻게 했다는 말을 조리 있게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그 죽일 놈의 충동성만 있지 않았어도 여자 아이의 무릎의 자국은 남자 않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모모를 샤워시키고 잠든 모모의 목에 남겨진 손톱자국에 연고를 바르며 나는 울었다. 세상이 너무 불공평한 것 같아서.


지금 잘 설명하지 못하고 기억하지 못한다고 해서 아이에게 가르치지 않으면 안 된다. 누군가 괴롭힌다면 도움을 요청하라고 한다. 물론 현실은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해도 씩씩한 남자니까 네가 참으라는 말이 돌아온다고 한다. 한참을 참아도 친구가 멈추지 않으며 자기가 혼날까 봐 구석으로 걸어가 선다고 한다. 닿기만 해도 때렸다고 이르기 때문에 자신도 혼나지 싫다고 모모는 말한다. 그래도 나는 오늘도 가르친다. 너의 몸은 소중하고 너의 감정이 소중하니까 네가 안 한 것은 끝까지 하지 않았다고 말해야 한다고...


그동안 억울했는지 모모가 3학년 때 알림장 뒤에 누가 몇 시에 뭐라고 놀리고 뭐라고 말했는지 빼곡히 기록한 노트 때문에 담임선생님께 전화가 왔다. 모모는 잊기 싫어서 자신이 피해를 당할 때마다 적은 것인데 선생님은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적은 것을 압수했단다. 괴롬힘이나 놀림은 당한 아이가 직접 기록한 일지 형식의 글이 남의 개인정보를 침해했는지 물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학교에서 일어난 일을 공책에 일일이 적어서 집으로 가져가는 것은 좀 그렇다고 하셨다. 이때 담인 선생님은 모모가 ADHD인지 모르는 상태였다. 자신을 지키고 자신의 결백을 기록하고 엄마에게 보여주려고 했던 모모의 알림장은 맨 뒷장이 쫙 찢어진 채로 돌려받았다. 너무 속상하고 화난 나는 모모가 꾹꾹 눌러쓴 연필자국이 난 페이지에 다시 연필로 벅벅 칠해보았다.


10:40분 쉬는 시간 OO 이와 OO이가 내 필통을 가져가서 공처럼 던졌다. 돌려 달라고 했는데 안 주고 서로 패스하면서 약 올렸다.


12:45분 내가 책상 옆을 걸어가는데 OO이가 발을 걸었다. 미안하다고 바로 사과를 내게 해서 실수로 그런 줄 알았는데 그 뒤로 그 친구는 내가 지나갈 때마다 계속 그런 행동을 반복했다. 그 친구는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한다.


후드득 눈물이 떨어져 모모의 알림장에 칠한 연필흔적들이 동그랗게 부풀고 퍼졌다.

이렇게 모든게 명백해 지고 알게 되어도 ADHD 엄마들은 학교 담임 선생님께 전화를 하기 두렵다. 내 아이를 더 문제아로 낙인찍거나 내 아이를 미워할까봐서...










이미지 출처:pix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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