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단짝 공황장애

극복이 내게 알려준 삶의 지혜 1

by 이도연 꽃노을



이별할 수 없다면 덤덤하게 맞이하라





치유의 핵심은 자신감


2013년 1월 17일 오전 9시 19분 샌프란시스코 CPMC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아들을 출산했다. 그토록 나를 괴롭히고 힘들게 했던 공황장애는 한 달에 1-2차례 올 정도로 많이 호전이 됐다. 임신 중이 아니었다면 극복해 낼 의지가 약했을 것 같다. 병원에 가면 쉽게 처방받을 수 있는 약이 있고 약을 효과도 꽤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될 점이 있다. 공황 장애 발생 초기에는 전문가 상담과 약물 치료를 꼭 해야 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약물 치료동안 꼭 연습해야 할 것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호흡법, 근이완법, 그리고 명상이나 취미활동을 하기는 꾸준히 내 것을 만들어 놓아야 나중에 약물을 중단하더라도 내가 대처할 힘이 생긴다. 내가 만약 의료천국 한국에 있었다면 또는 임신 중이 아니었다면 나는 혈압약을 먹듯이 매일 약을 먹으며 지냈을 것이다. 약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약의 도움을 받아 공황장애 증상을 완화시킬 때 반복된 연습이 필요한 극복법들을 습득하는 시간으로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그렇다고 공황장애가 다시 안 온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내가 약대신 쓸 수 있는 호흡법과 오감을 이용한 현재 상황에 집중하며 머물기 방법을 내가 자유롭게 컨트롤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은 매우 큰 차이를 준다. 일단 공황 장애는 두려움과 걱정을 먹고 커지고 빈번하게 찾아오기에 그때마다 내가 대적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내게 있다는 생각만으로 공황 발작은 잘 일어나지 않았다.


아이를 낳고 육아가 시작되면서 나는 공황발작을 거의 겪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십 번 울어대는 아이의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기 바빴고 그것을 채워주는 시간들은 모든 걱정과 두려움은 아이에게 집중하는 시간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출산으로 하고 비상약으로 자낙스를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녔지만 먹은 적은 없다. 이미 공황 장발작이 왔을 때 나 스스로 공황에 맞설 무기들이 많았다. 내가 터득한 방법들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자신감은 더욱더 늘어났다. 공황이 오더라도 모래시계를 보며 몇 분만 심호흡하면 되니까. 여러 번 이미 성공한 경험이 있기에 그 방법들이 통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은 생기지 않았다. 나는 그때 깨달았다. 공황이 올까 봐 무서워서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 신체 반응에만 집중하고 공황에 압도되어 있던 시간이 얼마나 아까운 시간이었는지. 하지만 임신 중 공황 장애는 극한의 상황에서 내가 이겨 낼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했고 나는 당당히 그 시간들을 뱃속 아이와 함께 견뎠다.






약 10년이 된 지금도 술을 먹거나 카페인 음료를 먹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 뒷목이 뻣뻣해지고 어깨를 타고 오는 느낌이 있다. 심장은 띠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기 시작하면 이제 내 들 숨고 날 숨은 평소보다 깊게 자동으로 쉬어진다. 그렇게 몇 번이면 그 거짓말 같은 신체 증상들이 사라진다. 지금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저게 진짜 될까 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분명 내가 하고자 하고 내 것으로 만들었다면 통한다. 그리고 연예인들의 공밍아웃들을 많이 하고 지인들도 내게 공황장애 극복의 방법에 대해 물어온다. 그럴 때마다 나는 모든 신체 검진을 다 받고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정신의학과에 가보라고 조언한다. 그리고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약을 복용을 시작하면 전문가들의 처방 외에 내가 해봐서 도움이 된 경험을 나눈다. 그러면 두 가지 결과가 선명하게 갈린다. 약을 복용하는 동안 여러 가지 대처법을 연습한 사람들은 약을 줄이거나 단약 하고서도 잘 지낸다. 하지만 약에만 의존하는 사람들은 오랜 기간 동안 약을 복용하고 지낸다.


극복과 치유로 가까이 가는 핵심은 자신이다. 어느 누구도 강압적으로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자신이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공황발작이 유발되는지 등을 파악하면 공황장애와 맞설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마지막으로 제일 하고 싶은 이야기는 공황장애는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다. 문제는 다시 찾아왔을 때 그 사람의 반응이 공황발작을 증기 시킬지 증감시킬지 정해진다. 공황장애 환우들은 공황 장애가 완치가 가능한 것인가?라는 질문을 많이다. 완치의 개념이 평생 다시 오지 않는다는 개념으로 보면 공황장애 완치는 없다. 하지만 완치의 개념을 공황이 오더라도 공황이라는 거대한 쓰나미에도 내가 나를 컨트롤 약 수 있다면 완치가 아닐까 생각하다. 감기도 그렇지 않은가? 감기에 한번 걸리고 감기가 치유되더라도 우린 언제라도 감기에 또 걸릴 수 있다. 하지만 감기에 걸릴까 봐서 무서워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자기 생활을 영위하지 못하지는 않는다. 나는 그래서 공황장애는 언제든 올 수 있는 애증의 단짝 친구라고 생각한다. 이젠 더 이상 오면 어떻게 하지? 하는 생각대신 ' 아 오늘 내가 힘들었나 보구나. ' 공황이 얼마큼 가까이 와서 서 있는지를 덤덤히 바라본다. 그리고 공황과 더 이상 싸우지 않고 맞아준다. ' 또 왔나 친구? ' 내 성격을 잘 아는 친구가 나를 보러 온 날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지금 현재 무엇이 힘들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돌아 본다. 몇 년에 한 번씩은 투닥투닥 싸우지만 나를 제일 먼저 알고 내게 찾아오는 애증의 단짝 친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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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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