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번 하다 포기하겠지", 내 예상은 틀렸다

반복의 힘을 몸으로 보여준 우리 아이

by 플로쌤

몇 달 전, 둘째가 유튜브 영상을 보여주며 런치패드를 사달라고 했다. 엄지손가락만 한 버튼들이 빽빽하게 박힌 그 기계는, 아이에게 새로운 놀이 도구가 되었다.


누군가 노래 멜로디에 맞춰 버튼의 위치를 저장해 두고 LED 색깔과 패턴을 연동시켜 놓으면, 아이는 유튜브를 보며 그것을 하나씩 따라 했다. 초등 2학년이 배우기에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속으로 생각했다. 몇 번 하다가 금방 포기하겠지.
하지만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실수해도 다시 시작했고, 틀려도 처음으로 돌아갔다.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같은 동작을 끝없이 반복했다.


어느새 아이는 여러 곡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내 눈에는 도무지 규칙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 버튼 배열인데, 아이의 손가락은 망설임 없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어떻게 저걸 다 기억할까 싶을 정도로 정확했다. 그렇게 연습한 끝에, 지금은 유튜브에서 보던 연주자들처럼 한 곡 한 곡 끝까지 완주해 낸다.


그 모습을 보며 나 자신을 돌아본다.
글쓰기도 아이의 연주와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부끄러워진다.



나는 글을 쓰면서 이렇게까지 해본 적이 있었나. 대충 마무리하고, 빨리 끝내는 데에만 마음을 둔 적은 없었나.
나는 내 글을 작품이라 생각하고 있는가. 만약 그렇다면, 어느 수준을 목표로 얼마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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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