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nk]그림을 보는 관점에 따라 의미도 변한다.
관점
그림은 생각하게 하는 사물이다. 스스로 자신을 표현 할 수 없지만 누구에게나 이야기를 던지고 생각하게 만든다. 그림의 주제에 따라 그 사고도 다양하게 드러난다.
아내 K는 꽃 그림을 좋아한다.
화사하고 밝은 긍정적 이미지가 주는 아름다움이 좋단다. 꽃도 나름이지만 화사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것만은 같을 것이다. 꽃은 느낌이다. 마음이다. 설렘이다. 처음 만난 누군가에게 빈손으로 가기 어려워 들고 들어가던 마음의 전달자이기도 하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마음을 담아 전하던 설레는 마음의 증표이기도 하다. 헤어진 아픔과 아쉬움을 달래는 통곡의 마음이기도 하다. 들판의 향기로운 야생화도 있고 온실의 향기 없는 화사한 꽃도 있듯이 자연 그대로든 꺾이었던 다양한 표현으로 보이고 드러난다. 결국 꽃은 자연이다.
나는 추상이 좋다.
이것인 것 같으면서 이것도 저것도 아니며, 어지러운 듯하지만, 무언가 실체가 보이는 그런 추상이 좋다. 추상은 상상하게 만든다. 내가 지니지 못한 무언가를 작가는 만들어 냈을 것 같아 그 무엇을 찾아 떠나는 탐정이 되고 싶은 것이다.
추상은 여행이다. 끝없는 상상 속에 작가가 되기도 하고 어느 낯선 곳의 여행자가 되기도 하는 끝없는 실타래를 쫓아 떠나는 여행이다. 그 실타래의 끝은 어느새 장갑이 되기도 하고, 아이의 모자가 되기도 하며, 할머니의 세타가 되기도 하는, 그러다 어느 순간에 함박눈이 되어 쏟아져 내리는 그런 것이다. 추상은 마음의 그림이다.
풍경은 어떨까. 현실이다. 어딘가 울적한 마음이 있을 때 바라보고 싶은 그런 것이다. 산이 그립기도 하고, 나무가 그립기도 하고, 강과 개울이 그리워지는 그런 풍경은 마음을 다스린다. 헐떡이는 감정을 다스리고 솟구쳐 오르는 피를 강물이 씻어주고 바람이 딱아 준다. 자연에는 어머니와 같은 푸근함이 존재한다. 그런 자연을 담은 풍경은 때로는 삭막함으로 때로는 가득함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들고 너와 내가 다름이 아닌 하나였음을 알려주기도 한다.
산은 모든 것을 압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들녘은 시원하게 뚫린 마음의 표현이며, 계곡과 강줄기는 내가 이르고자 하는 의지이며, 바다는 미지에 대한 모험을 그린다. 풍경은 상상이다.
초상은 마음이다. 현실에 대한 회고다. 나 자신의 현실의 표현이다. 누군가의 얼굴은 나 자신이 되고 나 자신의 초상은 누군가의 얼굴이 된다. 내면에 자리한 나라는 존재를 보여주는 것이 초상화이다. 자신을 잊었다고 생각될 때 들여다보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누드는 은밀함이다. 가장 원초적 아름다움 찾기의 시작이다. 내면적 갈등, 갈구에 대한 표현이다. 은유도, 비유도 아닌 직설적 화법에 의한 아름다움의 표현이지만 그 이면에는 사랑에 대한 갈구가 있다.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에 대한 최고의 표현법이다. 누드는 사랑이다.
이런저런 혼자만의 생각, 그것이 그림에 의미를 담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