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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Dec 12. 2022

시대의 예술품이 된 액자

그림을 돋보이게 한다.

집에 액자 한두 개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아이의 사진, 결혼사진, 가족사진,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 그림 등 벽에 붙여놓고 보는 포스터도 있고 액자에 넣어 소중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액자는 보존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나타낸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멋진 액자를 찾아 보관하는 것이다.


사진이나 그림을 액자에 넣을 때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액자를 하느냐에 따라 작품이 주는 분위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액자는 작품을 더 돋보이게 하기도 하지만 값어치 없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액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이다.

 

오래 전의 유럽 액자를 보면 화려하게 조각 장식이 들어 있는 액자가 많다. 그 액자 자체가 하나의 작품으로 연상되는 부분이다. 한국화는 액자가 아주 단순하게 표현되거나 병풍이나 족자 형태를 띠어 작품 자체가 돋보이게 만든다.  근래에 들어서는 액자 자체는 단순화되고 다양한 형태 변화를 통해 작품을 살리는 데 치중하고 있다. 어찌 보면 보조적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과거 조각 같은 화려한 작업을 지금에서는 하기 어려운 점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림 자체의 거래도 어려운 형편에 액자가 비싸지면 실용적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단순한 형태의 틀이 기계적으로 생산되고 자주 변화를 주게 된 이유일 것이라고 추측해 본다. 그러나 어찌 보면 현대의 발달한 기술을 활용한다면 과거보다 더 정교하고 아름다운 다양한 모양의 입체적 액자를 생산해 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침체한 우리 미술계에 있어 새로운 도전이자 과제일 수도 있다.


작품과 어울리는 다양한 액자의 생산은 더 많은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할 것이고 작품을 더 빛내는 역할을 할 것이다. 크고 작음에 얽매이지 않고 액자를 하나의 작품처럼 생각한다면 다시금 새로운 형태의 액자 개발에 집중해 줄 필요도 있지 않을까.


병풍과 족자가 수백 년을 지나도 변함없이 그 색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종이와 풀, 나무라는 소재다. 우리가 어떤 재료를 활용해 액자를 디자인하는가에 따라 이 시대의 큰 줄기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그림에 액자가 꼭 필요한가 하는 문제도 대두되고 있지만 다양한 이유로 그 역할은 유지될 것이라고 본다면 한 번쯤 고민해도 좋을 것이다.


* 1998년 금호미술관에서는 기획전으로 <그림보다 액자가 좋다> 열렸다.


    

* 20170727 글 수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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