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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n 29. 2022

풍경, 최쌍중

마음의 소리

10호, 유화, 개인소장



풍경은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든다. 눈에 익은 모습이기에 그러한가 보다. 그 느낌이 강하던 부드럽던 관계없이 시각視覺의  방해가 적다. 도심의 삭막함 같은 빌딩 풍경, 자연의 기운이 느껴지는 농촌 풍경, 인파 가득한 장터의 모습까지 풍경은 연스럽다. 그것을 화폭으로 옮겨놓으면 더할 나위 없는 여유로움까지 갖게 만든다.

 

황홀한 저녁 풍경 속의 기도하는 모습인  '밀레의 만종'이 관객의 입장에서 본 풍경 속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농부 모습이라면, 농부에게는 일이라는 고된 노동의 현장이다. 넓은 벌판의 그 힘든 순간 속에서도 기도하는 농부의 마음을 담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자연 풍성함과 휴식 같은 여유로운 시간을 상상한다. 풍경이 현실을 떠나 그림 속으로 들어오는 순간, 관객이 선택하는 것은 좋은 것만 선별하여 보는 것이다.


최쌍중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그런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풍경 속에 드러나는 사람 모습이 인상적이다. 단순히 사실적인 풍경의 묘사였다면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정서마저 읽지는 못했을 것이다. 사생을 통해 풍경을 과감 없이 전달하고자 했다는 작가의 의도는 어쩌면 풍경 그 자체 속에 녹아있는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고자 한 것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풍경도 사람도 윤곽은 확연하지만 그 사실 하나하나를 구체화하여 드러내지 않았다. 전체가 하나가 되고 하나하나의 개체를 통해 전체 공간을 하나로 묶어주는 표현이 뛰어나다. 강한 색감 이주는 생동감 또한 작가가 사생을 통해 느꼈던 감정을 그대로 담으려 노력했던 것이 아닐까.  


한마디로 작가의 작품에서 풍성함과 다정함을 느낀다. 삶의 의미를 전해주는 생동감이 있다. 그것이 작품을 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어디선가 보았던 풍경 같이 낯설지 않고, 누군가 모습이지만 조금은 색다른 삶의 일과 중 한 부분을 콕 집어 놓은, 그 전후의 삶의 모습까지 보여주는 그런 풍경이다.

이것이 다른 풍경화와는 다른 풍경의 사실이 아닐까.


내가 작가가 될 수 있는, 내가 그림 속의 한 부분이 되어 바라볼 수 있는, 그것은 바로 작가가 전하는 그 당시의 강한 느낌 그대로 보는 이에게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오래된 고목이 있는 집은 바다를 내려다보며 세월을 지켜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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