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공동공간에는 협의해서 그림을 걸어라

개인의 취향

by 흐르는물


집이라는 공간은 복잡하지만 아주 단순하게 나누어져 있다. 개인 공간과 공동공간 일부다. 그 공간은 이미 건축될 때부터 정해 졌지만, 가족 구성원 따라 영역이 조정된다. 그러면서 서로의 구역을 침범하는 것을 자제한다. 영역 분할이다.


집안 곳곳에 작품을 걸어 감상하지만 거실과 안방에는 내가 좋아한다고 그 작품을 걸 수 없다. 아내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공동 공간이라는 이유다. 아이들 방도 같은 이유다.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선택해서 감상한다.

모두가 만족하는 그림을 찾기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항상 걸려 있는 그림이 정해져 있기도 하다. 때로 조금씩 양보해 내가 원하는 그림을 내놓기도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아내의 취향대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계속 그림을 즐기기 위해서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어쩌면 같은 공간에서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함께 보고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니 말이다. 이제는 새로운 그림으로 교체하여 놓으면 자연히 그림에 대해 논의하며 좋은 점과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이 습관화되어간다.


그러면서 그림에 대해 새로운 점들을 발견한다. 저번에는 알 수 없었던 미세한 부분들에 대한 부분적인 특성이나 작가의 반복되는 패턴 같은 느낌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것이 그림을 같이 즐기는 기쁨이다.

삶의노래 ~산, 10호, 2021년, 조경주 작가 페북사진


각자의 취향대로 ; 선택받은 그림, 선택받지 못한 그림

그림을 보면 각자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다. 나는 추상같은 쪽을 더 좋아하는 편이고 아내는 풍경과 사람, 꽃이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소장품 중에는 구입 이후 한 번도 같이 감상하지 못한 작품도 있다.

그런 작품은 오로지 내 방에서 혼자만 꺼내 보는 유일한 독자를 거느린 작품이 되었다. 그것이 더 좋을 때도 있다. 가끔 혼자서 느긋하게 작품 속에 빠져질 수 있는 시간이 된다. 선택받고 못 받고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좋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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