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철이다. 젊음을 발산하며 자유를 만끽한다. 계곡으로 산으로, 바다로, 넘쳐나는 인파는 무더위를 지내고 잠시의 휴식을 만끽하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래서인지 국외로 나가려면 평소의 몇 배는 되는 비행기삸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수요가 많으니 그에 다른 비용의 증가는 당연하지만 몰려있는 휴가철로 인해 그 어느 곳보다도 경쟁이 치열한 곳이 우리의 현실이 아닌가 한다.
그러나 그 속에서도 방관자처럼, 소외된 사람처럼, 휴가를 즐기지 못하고 주위를 도는 이들이 있다. 나이를 탓하며, 몰려오는 인파를 탓하며 조용히 집에 머무르고 또 휴가를 아예 반납하는 것이다. 그 의식 속에는 또 하나의 목적(?)-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다. 오랫동안 직장에서 일로 승부를 걸어온 중년층들이다. 사무실을 벗어나 휴가를 갖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1주일씩 가는 휴가를 2, 3일에 마치거나 아예 포기한다.
왜 그럴까? 그 물음에 많은 이들이 할 일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휴가를 얻어도 갈 곳이 없고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 그것보다는 사무실에 나오는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바로, 삶에 지쳐 있는 우리 현실의 한 부분이다. 평생을 일만 쳐다보고 살아왔으니 변변한 취미는 물론이요. 가족과 함께 즐기는 것조차 잊어버린 것이다. 과도기의 삶을 살아온 이들에게는 당연하지만 그 자식들의 모습에는 한심하고 이상하게만 바라보이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러나 더 먼 미래를 보자. 남아 있는 시간은 직장에서 보낸다지만, 앞으로 5년, 10년 후 퇴직하고 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퇴직 후 삶이 어쩌면 그간 살아온 직장생활과 같을 수도 있을 것인데, 무엇을 하며 그 긴 시간을 보낼 것인가.
휴가를 보내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 그것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닐 것이다. 나는 어떠한가. 주말을 보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휴가를 두려워하면서 남은 삶을 보내는 것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이제는 그 긴 퇴직 후의 삶을 위해, 짧은 휴식을 즐기는 방법을 찾아보자. 가족과 아내와 함께,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어울려 지낼 수 있는 공동체의 일원이 되는 노력을 기울여 보자.
낚시, 등산,골프, 여행도 몇 달, 몇 년이라고 한다. 기나긴 시간 두려움 없이 보내려면 지금 이 휴가를 즐기는 방법부터 배워야 하지 않을까. 이번 휴가는 어떻게 보내야 하나?
☞ 미래는 현재다.
과거의 흔적을 돌아보며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
강가의 조약돌이 물살에 씻기어 현재의 저 모습을 만들었듯이.....
세월의 미학, 6F, 2007년, 화선지, 이경모
시간의 흐름을 아름답게 드러내 놓았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인간의 주름살처럼, 긴 시간을 겪으며 깎이고 다듬어진 세월의 흔적을 아름다움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세월의 미학이라는 이름은 그래서 안성맞춤이다. 그 이름이 없었다면 그냥 정물화를 담아낸 것과 다름이 없었으리라. 보면 볼수록 더 깊이 들여다보고 싶은 골 팬 흔적 속에서 세월을 찾고, 크고 작은 돌을 보며 긴 세월의 흐름을 읽는다.
저 돌을 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수많은 세월의 시간 동안 어딘가의 디딤이 되기도 하고,
어느 곳에서는 쉼. 자리가 되기도 하였을......, 화면 하나에 보이는 시간의 흐름은 그래서 깊은 사색에 빠져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