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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Jul 20. 2022

낙락장송落落長松, 송승호 작가

홀로 또는 다 같이

약 8호, 2022년, 종이에 수묵, 송승호



이 소나무는 8호(33*46) 정도 크기의 수묵水墨 작품이다.

올 2월 어느 날 페이스북에 작가의 크라우드 펀딩 crowd funding 소식이 있어 참여했다가 받은 작품이다. 8월에 서울에서 전시가 있는데 직접 방문할 시간이 안될 것 같다고 했더니 택배로 고이 보내왔다.


낙락장송落落長松이다. 한 화폭에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지닌 소나무가 긴 가지를 늘어뜨리고 홀로 서있다. 그냥 바라만 봐도 멋들어진 소나무를 작품에 담았다. 세월의 흔적 속에 소나무의 정령이 있다. 늘어진 가지가 더 빛나게 작품은 가로 형으로 제작되었다. 여백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세로로 되었다면 흘러내린 나뭇가지의 느낌이 달라졌으리라. 언덕 위 소나무는 바람을 맞으며 하늘과 땅의 기운을 흘려보낸다. 홀로 선 그 든든함이 여러 나무가 있는 것보다 더 좋다.


수묵은 농담濃淡(먹색의 짙음과 옅음)을 통해 그 느낌을 컬러같이 전달한다. 일원 송승호 작가의 작품은 대부분 낙락장송이다. 홀로 세월을 이겨낸 그 모습을 화폭에 담아 가벼운 듯 무거움을 담아낸다. 작가의 페이스북을 보니 같은 구도의 작품이 <하늘에 기대어, 135*200, 종이에 수묵, 2022> 있다. 이 작품을 모태母胎로 하여 대작을 제작하였다고 한다.


이렇듯 나무를 보며 그 생명을 느끼게 표현해 낸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인간의 감정이 살아있기에 그 세월의 무게를 느낄 수 있음이 감사하다. 살며시 이는 바람에 소나무 가지가 하늘거리며 향기를 뿜어내는 듯하다. 땅에 굳게 내린 뿌리는 흔들림이 없고 하늘을 향한 가지는 우주의 에너지를 받아들인다.


대지와 우주를 연결하는 중간자로서 자연의 거대한 기운은 세상을 감싼다. 한그루 소나무라는 자연의 모습을 통해 인간 세상의 모습을 함께 바라본다. 자연이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기운이 있듯이 작가는 그 기운을 어떻게 드러낼까. 수묵이라는 표현을 통해 자연의 경이로움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나무 이면서도 가장 귀하게 대접받는 나무가 소나무다. 전국의 오래된 소나무들이 천년기념물로 보호받고있다. 어느 나무는 벼슬의 품계까지 받으며 그 귀함을 인정받기도 했다. 궁궐의 기둥으로 쓰이기도 했고 잎과 송이는 식량과 약제로 활용되었다. 요즘이야 정원의 조경수로 각광받으며 곧게 자란 것보다 모나고 꺾이어진 나무가 더 사랑을 받기도 한다.


이렇듯 소나무는 생활 속의 귀한 존재로 자리 잡았고 글과 그림의 소재가 되어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런 소나무 한그루를 방안에 들였으니 솔향이 집안을 가득 채우지 않겠는가. 귀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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