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흐르는물 Aug 10. 2022

꽃소식, 최광선 작가

따뜻함

자연의 아름다움   

   

어느 날 화초 잎이 기형으로 자라기 시작했다.

둥글게 커야 할 잎이 일그러지고 작은 구멍까지 생겼다.

잘라 버려야 하나 그냥 두어야 하나

망설이는 사이

잎은 성장했고 줄기 일부분이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잎 새 모양이 점점 하트를 닮아 간다.

일그러진 바깥 테두리는 원형을 이루고

구멍 뚫린 자리는 두 사람의 얼굴이 마주한 듯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보는 관점이지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못난 것이

화초의 매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주인의 무책임한 행동을 비난하듯

잎사귀 하나가

둘이 되어 빙그레 미소를 보내고 있다.

나는 이를 사랑이라고 이름 붙였다.         


☞ 아름다움의 기준이 무엇인가?
    분재는 굽어지고 오래된 것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다른 것도 이와 같을까?
    꽃은? 사람은?     




              

꽃소식,  6F, 1984년, 최광선



최광선 화백의 84년 작품이다.

붉은 장미꽃이 보내는 뜨거운 시선이 좋다.

처음 본 순간

꽃향기가 묻어날 것 같은 강한 인상을 남긴다.     


장미의 붉은색이 바탕색 위에 조화를 이루며 

파란색이 대비되어 더 돋보인다. 

색 대비가 주는 시각적 효과다. 

붉은색은

두꺼운 물감의 강한 붓 터치로

자극적이고 더욱 강렬한 느낌을 전한다.      

금방이라도 꽃잎이 뚝뚝 떨어져 내릴 것 같은

떨어져 내린 꽃잎이 바닥 전체를 물들일 듯한 기세로 타오른다.      

작품을 마주 대하고 있으면

주변의 모든 것이 붉게 변해가는 듯한 환상에 젖어든다.           

장미꽃이 보내는 열정을 누가 거부할 수 있을까.

마지막 열정이라 할지라도 훔치고 싶은 것이 마음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제주도, 김길상 작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