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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Aug 25. 2022

해칠보의 파도, 김성근(북한) 작가

자연의 힘

         

바위섬에 앉아 바라보는 파도는 여유로움이었다. 철썩철썩 바위를 밀어붙이는 물결이 내뿜는 소리에 문득 보였다 사라졌다 하는 이끼마저도 대단한 존재처럼 느껴졌다. 바위와 한 몸 되어 바람과 파도의 힘을 견디는 지혜도 가졌다. 바람에 이는 파도가 가져다주는 것은 신선한 바다내음과 함께 자유로움이다. 어디든지 갈 수 있는 바람처럼 파도도 바람 따라 세상을 여행하며 이야기를 나누어준다.


잔잔한 물결로 바다의 깊이와 지혜로움을 보여주고 때로는 강렬한 힘으로 어리석음을 꾸짖는다. 순응과 함께라는 지혜를 일깨워준다. 바다가 생명을 주듯이 그것을 누릴 권한과 의무도 함께 하기를 바란다.  얻은 만큼 돌려주고 나누기를 가르친다. 거슬러 감을 안정하지 않는 냉혹함도 가르치며 약한 것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따뜻함도 보여준다.


바다를 보면 두려움과 넉넉함이 함께 느껴지는 것은 그 큰 힘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잔잔함이 내일도 그러하다는 오만한 생각을 일깨워준다. 바다는 변화를 거듭하며 생명을 가진 것들의 삶에 대해 항상 깨어있기를 바란다.


동해 바다가 깊어 풍랑이 크듯이 한번 움직이면 그 힘을 무엇으로 막을 것인가. 바닷가 바위처럼 꿋꿋이  그 힘에 순응하며 견디어 내듯이 함께 하는 것은 조화라는 이름이 만들어낸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해칠보의 파도, 2000년, 김성근(북한)



작품 속 파도는

거친 파도와

부서질 듯한 바위산 풍경

한 마리 새가 있어

금방 잔잔해질 것을 예감한다.



* 김성근(45년생) 작가는

   북한 만수대창작사 인민예술가로  파도를 유달리 잘 그려 `파도 화가'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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