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는 한여름의 무더위를 만나고 나니 사막의 열기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잠시도 그늘 없이는 서있기도 힘든 시간을 솟아나는 땀으로 이야기한다. 올여름은 유난히 무덥다. 방안에 앉아 무심히 사막을 횡단하는 그림 속 낙타 무리를 바라본다.
모래 바람 이는 사막을 넘어보았는가.
생존의 의무에서 저 건너편으로 삶을 찾아 사막을 횡단하는 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는가.
한 모금 물에 의존해 주야를 넘나들며 긴 여행의 시간을 가져보았는가.
저 멀리 빛나는 오아시스의 환상을 보며 태양 빛나는 모래사막의 언덕을 올라 보았는가.
모래 바람에 씻기어진 지친 몸을 이끌고 사막을 넘었을 때 느꼈던 그 행복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은가.
오늘 저 능선을 넘는 자가 내일 다시 넘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가.
바람이 일 때마다 길이 바뀌고 내 시야는 오아시스에서 멀어지던 그 기분을 낙타 한 마리에 의지해 가며 길을 나섰던 그 시간을 기억하는가. 오늘도 낙타 등에 가득 짐을 싣고 떠나는 상인의 풍모에서 비범함을 느끼는 것은 생사를 같이한 그 시간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저 삭막한 사막의 풍경에서 초원의 들판을 생각한다. 황량한 벌판에서 살아남아 막강한 기마족의 모습을 보였던 칭기즈칸의 의지를 본다. 사막과 초원을 달려 대륙을 넘나들었던 기상은 어쩌면 삶의 무리를 이끌고 사막을 횡단하던 낙타의 무리와 같다. 모래바람을 이겨내고 갈증을 견디어낸 후 초원을 밟은 무리는 새로운 희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더 나은 삶을 만들기 위한 꿈의 실천이다. 무리를 이끄는 대장의 말 한마디에 목숨을 걸 수 있는 단합된 힘이다. 그것이 사막을 건너 또 다른 세상으로 나가는 이유가 된다. 저 평화로운 사막의 풍경 속에 삶과 죽음이 함께 있으니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도전의 삶이라 할 것이다.
아직 사막이라는 곳을 제대로 가보지는 못했지만, 느껴지는 기운에서 전해오는 전율 같은 것이 있다. 누군가는 넘었을 저 모래언덕을 책으로 영상으로만 접했던 그 모습을 하나의 화면 속에서 상상하며 걸어본다. 몽골 초원을 걸으며 느꼈던 광활한 대지의 기운 같은 것을 화면 속의 모래언덕에서 본다.
사막의 꿈, 체렌나드미드 첵미드(Tserennadmid TSEGMED, 몽골), 개인소장
그림 속 사막 풍경은
뜨거운 대지의 기운을 느끼며
한낮의 모래 언덕을 넘어서
달빛 그림자 벗 삼아
푸른빛 가득한 사막의 밤을 횡단한다.
어디가 길인지 끝인지 느껴지지도 않는 곳
저 앞에 기다리고 있는
한 줄기 빛을 찾아
사막의 꿈은 오늘도 이어진다.
여행자에게 두려움의 길이지만
사막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이들에게는 편안한 안식처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