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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Nov 05. 2022

그림으로 보는 문명사회

역 - 증기기관차

1877년, Arrival of the Normandy Train, Gare Saint-Lazare, Claude Monet


기차역 입니다.

 증기 기관차(steam locomotive)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많이 놀랐을 것입니다. 굉음을 내며 들판을 달리는 거대한 철마가 얼마나 위압적이고 신기할까는 상상만 해도 놀라운 일이지요. 마차를 대신할 수 있는 기차는 신세계였을 것입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한 변화는 모두를 놀라게 하고도 남았겠지요. 특히 화가에게는 더없이 좋은 관찰 대상이 되었을 것입니다.


기차의 역사는 19세기 초 입니다.

 "영국의 발명가 리처드 트레비식(Richard Trevithick)은 1804년에 증기로 운행이 가능한 최초의 기관차를 선보였다. 그리고 1830년경에는 승객 운송을 목적으로 한 증기 기관차가 세계 최초로 운행되기 시작했다. 이 증기 기관차는 승객들을 태우고 잉글랜드의 리버풀에서 맨체스터까지 45킬로미터의 거리를 달렸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발췌한 내용 중 일부입니다.


새로운 신세계의 문물을 대하는 당시 사람들은 어떤 마음, 어떤 표정이었을까요. 궁금증과 두려움, 신비감이 공존하지 않았을까요. 모네도 이런 기계와 그 기계가 멈추는 공간을 신비하고 특이하게 바라보았겠지요. 그래서 그림의 주제가 되고 그 상황을 아주 재미있게 표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들판을 가로지르고 마을과 마을 연결하는 커다란 철제 덩어리가 레일 위를 굴러가며 내뿜는 자욱한 연기조차 아주 멋들어진 모습으로 보였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 열차역은 도시로 나가는, 미지의 도시에 대한 환상적인 공간으로 변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너나없이 저 열차만 타면 지금의 삶보다 넉넉해지고 우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열차가 되겠지요. 그 꿈과 희망이 열차가 닿는 곳에서 이루어 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마음만큼 열차는 미지의 세계로 나가는 출입구 같았을 것입니다. 그 중심이 바로 기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역이 되겠지요.


그림 속 풍경은 열차 플랫폼입니다. 오른쪽에 막 도착한 열차가 수증기를 뿜어내고 있습니다. 기차 주변에는 승객들로 가득합니다. 그림의 왼쪽에는 저 멀리 역에서 막 출발한 듯한 모습의 기차가 수증기를 뿜어내는 모습이 작게 보입니다. 건물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에 수증기가 더 맑게 더 확산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의 표현은 기차역이 역동적이고 공간이동의 중심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변화의 중심이라는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주고 있습니다.  


시카고 미술관의 그림 설명 자료에 의하면, '노르망디 기차의 도착, 생라자르 역은 1870년대 클로드 모네에게 특별한 주제였으며, 모네는 1877년 세 번째 인상파 전시회에 맞춰 생라자르 역의 알려진 그림 12점 중 8점을 완성했다고 하네요. 모네는 세상의 변화를 기차역이라는 공간을 통해 사람들에게 기계문명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바로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모습을 직시하게 만들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당시의 기차역은 지금 우리가 우주로 날아가는 우주선이 미래의 희망처럼 바라보이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우주선 여행이라는 단어가 신비하게 들려왔지만 어느 순간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면서도 한편으로 보면 늦은 것도 많습니다. 오늘 이 한 장의 그림을 통해 세상의 변화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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