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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흐르는물 May 27. 2023

민서 작가, 파동은 관계의 에너지다.

연결 흐름이다.

파동 波動은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전달되어 가는 것을 말한다. 파장 波長을 통해 에너지의 흐름을 본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표현한다. 큰 에너지의 흐름을 포착하는 것이다. 파동은 느낌 감각으로 인식한다. 오늘 하나의 작품을 보면서 그 파동을 생각했다. 춘천미술관에 전시하고 있는 "LINK 기억,  민서 개인전"에서다. 작품은 영상 속 생물에서 보았던 어떤 흐름의 모양 같기도 하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 어딘가를 향하고 만나는 듯한  시선을 보여준다. 작가는 모든 사물이 지닌 기운의 파장을 표현했다고 했다. 그래서 관계를 말하는 LINK라는 단어를 사용한 듯하다. 기억이라는 것은 아마도 그런 기운의 느낌을 다시 떠올리는 작가의 주관적 관점일 것이다.


이 작품을 보면서 우리는 살아가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만들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 관계에서 주고받는 에너지는 순수한 것도 있고 의도적인 작용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사람 사물 상호 간에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준 에너지라면 좋지 않겠는가. 우리가 미술작품을 보면서 좋은 기운을 얻는 것도 그런 에너지의 관계성이다. 상호 주고받는 기운의 일치성이다. 서로 상극되는 기운이 있다면 충돌을 일으킬 것이다. 어찌하여 마음에 없는 기운을 받아들였다면 오랫동안 떨치지 못하는 어려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우리는 숲에 들어가면 편안하고 안정된 기운을 받는다. 숲이 주는 기운이다. 자연의 기운은 어느 것과도 충돌을 일으키지 않는다. 그래서 편안하다. 요즘 이야기되는 숲속에서의 치유, 힐링, 휴식이다. 그렇지만 사람이 많은 혼잡한 도심에서는 언제나 기운은 안정되지 못하고 심한 파장을 나타낸다. 안정과 불안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안정된 기운이 가까이 있을 때 편안하다. 그러나 불안전한 기운을 느끼면 긴장하고 불안해지는 것이다.


미술작품이 주는 기운 또한 그런 것이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고 해도 나의 기운과 상충한다면 선뜻 다가가기 어렵다. 이것은 그 작품이 주는 분위기 색감, 구도, 주제 등 다양한 것에서 오는 파동을 몸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모든 작가는 자기만의 고유의 기를 지니고 있고 그 기운은 작품을 통해 관람자에게 전해진다. 그 파동을 받아들일 때 나와 작품은 교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예술이고 작가가 지닌 강렬한 힘이다.


그런 파동을 작가는 자신의 관점에서 그래프처럼 파장을 표현하며 사람들과 그 기운을 느끼려 하고 있다. 오늘 본 작가의 작품은 하나의 중심에서 여러 곳으로 흩어지는 과정이나 한 부분에서 느껴지는 울림을 표현하기도 한다. 그 파동은 기쁨의 시간, 불안의 시간, 슬픔의 시간, 흔들리는 시간이 담겼다. 잔잔한 파도같이 일렁이는 파동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자신의 감정을 한번 두드려 보는 시간을 갖게 한다. 미술관을 나서니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체험활동을 하는지 식물관찰과 그리기를 하며 주변에 가득하다. 그 움직임이 맑다. 5월의 봄날이 신선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도 좋은 파동을 느끼기 때문이다. 기의 순환이다.



* 대문사진; 전시작품 2023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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