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가치 목록에 들어가야 할 것
시간이 지나면 무엇이 남을까.
돈은 있다가도 없는 것이라 한다. 생의 마지막 여정에는 주머니에 넣고 갈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있으면 좋고 없으면 살아가는데 불편한 것이다. 살아가는데 즐거움을 찾고자 돈을 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돈에 묶이어 나를 놓치기도 한다. 그렇게 힘들여 번 돈을 통해 우리는 삶의 가치를 누린다. 그 가치 기준은 개인의 선택이지만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가치로 드러나는 것이 무엇인지 허망할 때가 있다. 결국 소비다. 어디에 썼는가에 따라 남아있는 것이 보이고 사라지기도 한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고급 호텔에서 자고 또 비싼 자동차나 가구를 사서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잊히거나 사라져 버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휘발성이다.
그렇지만, 한 가지 존재는 시간이 흐르면서 더 가까이 존재의 빛을 드러내는 것도 있다. 바로 미술품이다. 내가 좋아서 즐기기 위해 구입한 미술품은 오랫동안 즐거움을 준다. 그 가치를 느끼지 못하면서도 그 가치를 즐기는 것이다. 우리가 작은 돈이라도 모아서 마음에 드는 미술품 하나를 구입해봐야 하는 이유다. 미술품은 자신의 돈으로 구입했을 때가 가장 가치 있다. 누군가의 선물이거나 투자로 구입했을 경우 그 가치 기준이 달라진다. 처음엔 그 정성에 감사하지만 투자가치가 기준이 되면 돈이라는 이윤 추구가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감상의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다.
미술품의 최고 가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그 빛을 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변화가 일어난다. 다만 시간의 속도가 더딜 뿐이다. 자신이 그 가치를 알고 즐기다면 훨씬 짧아질 것이다. 연기처럼 사라지지 않고 영원히 계속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삶의 의미를 찾는 것 중 하나일 수도 있다.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그 즐거움을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 가치 기준을 새롭게 정립해 보아야 할 시기가 되었다. 삶의 목적에서 하나의 가치를 선택할 때 반듯이 들어가야 할 목록 중 하나로 미술품이 들어간다면 내 삶의 한 부분에 큰 변화가 생길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즐기는 예술 그것이야 말로 미술품이 지닌 가치다.
생전에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것을 적어 놓은 목록이 버킷리스트 Bucket List 다. 평소 쉽게 다가가기 어려웠던 것을 언젠가 한번 시도해 보겠다는 의지다. 일상생활의 지루함을 벗어날 하나의 즐거움일 수 있다. 어쩌면 자신의 지금의 삶과 다른 모습을 찾고자 하는 의지일 수도 있다. 그것을 실천해 보는 것이 꼭 유의미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가치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가치라는 것에 한번쯤 도전해 본다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