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순간은 기회처럼 이겨내다.

산림엑스포 후일담 23

by 흐르는물

위기는 고난이지만 구성원을 더 단단하게 결속시키며 또 다른 기회의 요인이 되기도한다.


① 행사 중에 미디어아트 영상장비가 고장 났다.

행사가 중반에 접어들자 푸른 지구관 영상 장비 1대가 고장 났다, 운영기술자가 전기 문제 같다고 하여 전선을 별도 설치하였으나 오류수정은 불가한 상태가 지속되어 결국에는 고장 난 기기 한대를 꺼 놓은 채 다시 영상을 틀었다. 결국 기기결함으로 판단하여 행사종료 후 밤에 기기를 교체하였다.


총 16대의 장비가 운용되었는데 1개가 멈추자 그 범위가 회색벽으로 남아 영상의 질이 떨어졌지만, 관람객들의 불만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계속된 운영으로 장비에 무리가 온듯하다. 일주일 뒤에 또 다른 장비 한 대도 이상 반응을 보여 전면 교체하였다. 두 번째 영상장비 교체다. 첫 영상 중단은 2시간에 불과했지만 조치하는 과정에서의 고민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애타는 시간이었다. 전시연출과 관련된 첫 시련이었다.


② 전시 중반 전시장 내 나무 잎이 지기 시작했다.

전시관의 나무와 꽃은 대부분 생화로 설치했다. 행사 중반에 접어들자 전시장 안에 조성된 나무와 꽃이 낙엽을 지우기 시작했다. 햇빛을 보지 못한 이유 때문일 것이라는 전문가 조언을 따라 밤에도 전등을 켜두었다. 가을이 한참 무르익어가는데 낙엽이 들면 좋을 듯도 한데 잎이 없으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고민이 깊었다.


매일 물을 주면서 전시장 내 나무들을 관리하지만 한 달이라는 기간은 나무에게 너무 긴 시간이었다. 다시 나무를 식재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르고 기존의 것으로 시간을 넘겨야 하기에 특정 나무는 조화를 붙여 생화를 대신하도록 하는 응급 처방을 해야 했다.


③ 바람 잘 날 없는 행사장

바람이 많은 곳이지만, 막상 현장에서 느끼는 바람은 평생 어디서도 본 적이 없는 상황이었다. 특히 시설물은 강한 바람에 자주 훼손되고 행사장 홍보물도 땅에 고정하지 않으면 견딜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자고 나면 시설물은 넘어지고 파손되는 것이 반복되었다. 행사준비 기간 중이던 6월 말에도 강한 비바람에 기존 건물의 지붕이 날아갔다.


비가 오면 바람이 불고 계속되는 바람뿐 아니라 순간 강풍이 매우 강하다. 나뭇가지가 부러지고 주변의 물체들이 날아오는가 하면 배수로는 바람에 날려온 낙엽으로 수시로 막히기 일쑤였다. 행사기간 중 솔방울 전망대도 바람 세기 따라 정상까지 오르는 것을 중단시키고 부분적인 허용만 하는 등 5분마다 바람세기를 측정해야 했다. 자연재해에 대한 대비는 철저해야 사고를 막을 수 있다.


행사가 끝나고 철수가 한창이던 11월에 아직 철거가 진행 중이던 대형 3동이 바람에 무너졌다. 또 컨테이너 10여 개는 바람에 날아가 부서져 버렸다. 이런 피해는 2차 피해를 가져온다. 바람에 날아간 컨테이너 파편 등으로 기존 건물 일부와 가로등과 보안등이 파손되고 나무 수십 그루가 부러졌다.


④ 전시연출 준비 마지막 순간까지 비가 내렸다.

전시관에 전시물들을 안착시켜야 하는 기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10여 일 계속된 비는 개막식 하루전날 아침이 되어서야 그쳤다. 공장에서 제작된 전시물들이 전시관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차량과 크레인, 지게차 등이 들어와야 하는데 비가 오자 땅이 물러져 들어서는 대로 차량바퀴가 빠지기 시작했다. 합판을 깔고 쇄석을 깔고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정리된 주변 경관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듯 온 사방이 공사장처럼 변했다.


전시물 설치는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고 있었다. 사전에 진행요원, 자원봉사자 등 리허설을 해야 했는데 전시물 부착과 리허설이 혼합되어 돌아가고 있었다. 푸른 주제관은 페인트를 칠했는데 마르지 않아 에어컨부터 다 켜놓아도 건조가 며칠씩 걸렸다. 리허설 때에는 일부구간에 바닥재를 깔고 영상을 보아야 했다. 그것이 개막 3일 전이었다. 대행사에 밤을 새워서라도 작업을 마무리하라고 독촉을 해댔다. 그런데도 개막식 아침까지 여기저기 마무리 작업을 해야 했다. 위기의 순간은 그렇게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