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익숙해지는 계절, 그리고 다시 불어온 바람

와이프 시점 Chapter 2

by 가만히 흐르는중
미국에서의 적응기

고립된 시간 속에서도 나는 버티기 위해 움직였다.
근처 도서관의 어린이 프로그램을 빠짐없이 체크했고,
아이가 지루해하지 않도록 크고 작은 공원을 찾아다녔다.


집 안에만 머물면 무너질 것 같아

마트와 주변 가게들도 하나하나 ‘정복’ 해 나갔다.


조금씩 사람들과의 인연도 생겼다.
일본, 대만, 요르단 출신 엄마들과 플레이 데이트를 하며,
비슷한 상황에 놓인 이들과 웃음과 고충을 나눴다.

영어는 여전히 벅찼지만, 그 따뜻한 교류가 큰 힘이 되었다.


아이가 프리스쿨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비로소 나를 위한 시간이 조금씩 생겼다.
운동을 하고, 영어를 공부하고, 베이킹을 배우며
작은 성취와 나눔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그 무렵 알게 된 몇몇 한국인 지인들은 특히 큰 위로가 되었다.
서로의 고단함을 나누고, 작은 즐거움으로 하루를 채워가며
이 낯선 땅에서의 일상은 점차 단단해졌다.



계절을 품은 집, 그 안의 우리

2층 주택의 마당은 계절마다 다른 얼굴을 보여주었고,
그 속에서 우리 가족은 추억을 쌓아갔다.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한 그 시절은 말할 수 없이 소중했다.


어린아이를 향한 미국 사람들의 따뜻한 시선과 배려에 감동했고,
그런 문화를 보며 나 자신도 조금 더 유연해지고 따뜻해졌다.



다시 불러낸 귀국, 남겨진 마음

귀임 통보를 받았을 때, 마음이 복잡했다.
처음에는 도전이었고, 때론 버겁기도 했지만
이제 막 익숙해졌고, 조금만 더 있으면 더 잘 지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를 돌아보면,
가장 조용하지만 가장 치열했던 시간이었다.
모든 걸 스스로 감당하며, 가족을 지키기 위해 애썼던 시간.

그리고 분명히 말할 수 있다.


그 시간은 분명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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