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과의 에피소드를 쓰겠다고 결심한 것은 몇 달 전이었다. 쉽지 않았다. 쓰면서 혹시나 실수를 하지 않을까 두려웠다. 쓰고 나니, 외줄 타기를 끝낸 느낌이었다. 성취감보다 두려움에 주저앉고 싶었다.
독립출판에 관심이 생겨 텀블벅을 보다가, 과거에 자주 들었던 팟캐스트 진행자가 위암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유고 시집을 제작하기 위해 펀딩을 진행 중이었다. 마음이 조금 무너지는 것 같았다. 부고는 왜 무방비할 때마다 받게 되는 것일까. 오랜만에 팟캐스트를 켰다. 고인의 목소리는 생기가 넘쳤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펀딩 내용을 몇 번이나 반복해 읽었다. 그가 만들어낸 생과 죽음 사이에서 그를 생각했다. 멋있는 사람이었다. 멋있는 사람 주변에는 멋있는 사람만 있는 것 같다. 혹시나 왜곡하게 될까 포기하지 않고, 고인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노력하는 주변인들도 멋있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