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제주에서 돌아왔다. 오늘 면접이 있다. 생각한 것보다 일상으로 너무 빠르게 복귀하는 것 같다. 제주에 있으면서 알레르기가 도졌다. 예전에 검사를 했을 때에는 집먼지 진드기 알레르기만 있다고 들었는데 아닌 것 같다. 집먼지 진드기라면 우리 집에 더 많을 텐데 하룻밤 자니 괜찮아졌다.
제주에서 쓰지 못한 글들을 이제 하나씩 써야겠다. 다시 하루에 몇 편씩 쓸 수 있으면 좋겠다. 목디스크로 글을 자주 쉬었는데 다시 쓸 때마다 달라진 것이 느껴진다. 묘사보다 진술을 자꾸 쓰게 된다. 자꾸 말을 하게 된다. 눈을 감고 살아가고 있어 그런 것 같다.
제주에서 오랜만에 대학 동기를 만났는데 이제는 사람 말을 한다고 했다. 과거에는 뜬구름 잡는 말을 많이 했다고 한다. 그럴 것 같다고 동의했다. 당시에 나는 머리가 아니라 목에서 생각을 하고 말을 내뱉는 것 같아 괴로워했었다.
글을 쓰다 보면 판단을 하게 된다. 내가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보고 있다고 보여주고 싶다. 그러면 그림과 뭐가 다르냐 묻겠지. 내가 보여주는 글을 읽는 사람은 다시 내면에서 그린다. 내가 생각한 세계가 그 사람의 세계와 버무려지는 것. 읽는 사람과 쓰는 사람이 오버랩된 세계에서 같이 노는 것이 좋다.
이제 슬슬 면접을 보러 나갈 준비를 해야겠다. 일에 치이지 않기를. 일을 한다고 해서 글에 대해 게을러지지 않기를. 중얼거리며 갈 것이다. 그러다 면접 때 일에 치이고 싶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면 어쩌지. 모르겠다. 될 대로 되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