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치러 나갈때 어떻게 챙겨 입으세요?

골프웨어, 운동복과 파티복 사이

by jim

라운딩 약속 전날, 클럽만큼이나 챙겨야 할 것이 운동할 때 입을 옷이지 않을까요? 네댓 시간이나 입고 운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통기성이나 땀 배출도 잘 되어야 하고, 파란 잔디 위에서 사진도 잘 나와야 하고, 골프장 예의에 벗어나서도 안 되겠죠. 오래전 골프웨어를 찾아보면 뭔가 정장 같은 거추장스러운 옷을 잔뜩 챙겨 입은 모습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떻게 저렇게 입고 그 오랜 시간을 걸어 다녔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골프장마다 그 클럽의 분위기에 맞는 어느 정도의 드레스 코드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편하게 운동할 당시에는 청바지나 탱크톱이 아니라면 반바지나 편한 티셔츠도 가능했었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골프장은 아직 반바지에는 그렇게 관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상대적으로 남성 골퍼에 비해 여성분들은 치마, 반바지, 민소매 등 다양한 복장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사실 실용성으로만 치면 동작도 편하고 거추장스럽지 않은 트레이닝복 종류가 제일 좋겠지만, 그런 복장은 대부분 허용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페어웨이가 잘 보이는 클럽하우스 한쪽에 앉아서 잔디 위를 다니는 다양한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곳이 '마치 나이트클럽과도 같다'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연령과 세대를 불문하고 일상에서는 자연스럽지 않은, 평상시에는 입지 않을 것 같은 밝고, 화려한 형형색색의 옷들을 챙겨 입고 나온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많은 수의 남성들은 과감히 흰 바지와 강렬한 색상의 티셔츠를 챙겨 입고, 또 많은 수의 여성 골퍼들도 평상시에 입기에는 부담스러워 보일 수 있는 짧은 의상을 입고서도 과감히 몸을 회전합니다.


골프가 운동이기도 하면서 동반자들과 함께 즐기는 사교모임이자 일종의 게임 성격도 강하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그리고 그린피도 한두 푼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소풍을 나왔다거나 놀이공원에 온 느낌도 있고요. 파란 하늘과 푸르른 잔디 위에서 예쁜 사진도 몇 장 남겨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자연스럽게 옷에도 신경이 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댓 시간 뙤약볕에서 입고 있어야 하는 운동복임은 틀림없습니다. 땀도 잘 빠져야 하고, 바람도 적당히 막아줘야 합니다. 땀에 젖은 운동복을 입고 여러 시간을 밖에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고역이니 말입니다. 오랜 시간 햇빛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니 자외선 차단 기능도 있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긴 시간 동안 밖에 있다 보면 지나가는 비가 있을 수도 있으니 방수도 되어야 할 것이고요. 여름이면 덥다고 수영복처럼 무조건 훌렁훌렁 벗을 수도 없으니 냉감이 있는 소재로 된 옷이 좋고, 겨울이라고 무조건 두꺼운 옷을 겹쳐 입었다 가는 스윙이 전혀 되지 않으니 신축성도 매우 중요합니다.


결국 기능성과 디자인이 모두 고려가 되어야 하는 옷이다 보니, 가격이 그리 만만치가 않습니다. 골프채 세트나 클럽 백은 하나면 되겠지만, 옷은 그렇지도 않습니다. 옷이라는 것이 괜히 어제 입었던 것 또 입기도 뭐하고, 위아래 뭐 하나 바꾸자면 잘 어울리는 것 같지 않아 보이니 다 한 세트가 더 필요해 보이기도 하고 그렇죠. 여러 대기업이 이쪽 사업에 뛰어드는 이유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골프 전문 브랜드 제품을 찾게 됩니다. 그런데 과연 업체들이 골프에 대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골프웨어도 만들었을까요. 대표적으로 예쁜 로고를 가진 타이틀리스트의 경우 타이틀리스트 본사는 어패럴 사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일부 국가에 상표를 팔고 있죠. 대표적인 비교대상이 우리나라와 일본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타이틀리스트 상표를 사 와서 고급화 전략으로 의류를 판매하고 있고, 일본에서는 대중화 전략으로 의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같은 상표이지만 - 소비자는 같은 '타이틀리스트'를 기대하고 구매하지만 - 두 나라의 제품은 전혀 다릅니다.


이것도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면 될 것을, 과시욕이 크신 분들은 '내가 제 돈 주고 타이틀리스트 로고가 박힌 티셔츠가 저 싸구려 물건이랑 같은 취급을 받을 수는 없지'라고 생각하시면서 '국산' 타이틀리스트가 아닌 해외 제품을 '짝퉁' 취급하며 비하하기도 하더군요. 재미있는 현상입니다.


저는 그래서 개인적으로 골프웨어 브랜드를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너무 디자인과 색상이 화력 하기도 할뿐더러 자주 빨고 입어야 하는 운동복으로 기능성도 의심이 되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는 나이키, 아디다스와 같은 스포츠 브랜드와 스파 브랜드의 기능성 소재 제품을 선호합니다. 다양한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으면서, 제품의 질도 아주 좋기 때문이죠. 특히 여름에는 기능성 냉감 소재 타이즈를 위아래로 받쳐 입으면 반팔을 입을 것보다 더 쾌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윗도리, 아랫도리 옷보다 더 중요한 것이 모자, 장갑, 신발이지 않을까요. 모자는 여러 개가 있으면 좋은 것 같습니다. 계절별로 적절한 소재와 색상의 모자가 있어야 더위와 추위에 대비하기에도 좋고, 땀이 아직 마르지 않은 축축한 모자를 또 쓰는 것은 그리 쾌적한 경험이 아니기 때문이죠. 특정 상품의 로고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도 있는데 사실 운동을 조금 하다 보면 모자는 여기저기서 선물로 많이 들어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꼭 골프 브랜드가 손바닥만큼 큰 글씨로 박혀있는 모자 말고 이미 비슷한 모자를 다들 여러 개 가지고 있을 것이고요. 브랜드나 디테일한 디자인보다는 색상이 다른 것들 위주로 여러 개를 가지고 있으면 그날의 날씨나, 아니면 내 옷 색깔에 맞춰 자연스러운 연출이 가능하지 않을까요. 사실 골프 브랜드가 박힌 모자를 평상시에 쓰고 다니는 것은 좀 이상해 보이기도 해서 골프 로고가 박힌 모자는 골프장 외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어 보입니다.


장갑도 클럽 백에 항상 여분으로 여러 개를 가지고 다닙니다. 찢어지기도 하고, 늘어나기도 하고, 축축해지기도 하는데, 장갑 컨디션 때문에 그날의 경기를 망치고 싶지 않기 때문이죠. 장갑도 브랜드와 가죽의 종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입니다. 인조 합피보다는 양가죽이 손에 밀착되는 느낌이 참 좋습니다. 저는 장갑과 같은 소모품은 배송비 절약 차원에서 한 번에 적당량을 구매해 두고 쓰는 편입니다. 예쁜 로고가 박힌 제품이면 좋겠지만 열심히 칠 수록 수명이 짧아질 소모품에 들일 지출은 좀 줄이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비싼 가격의 제품을 오래 쓰기보다는, 적당한 가격의 제품을 자주 바꿔 쓰는 편입니다.


골프에 막 입문하신 분이 골프화를 두 켤레씩 처음부터 사실 필요는 없겠지만, 조금 구력이 있으신 분들은 아마 골프화가 두어 켤레씩은 되실 것입니다. 땀으로 아니면 비로, 아니면 물 웅덩이 등으로 인해서 신발은 항상 젖을 수 있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여분의 골프화가 하나씩 더 있으면 좋습니다. 특히 어디 골프 여행을 가셨다면 더더욱 중요할 것입니다. 축축한 신발을 신고 올라간 1번 홀 티샷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골프화는 스파이크, 스파이크리스, 보아시스템 등등 다양한 형태와 기술이 적용된 모델들이 많습니다. 브랜드고 일반 운동화만큼이나 다양하죠.


골프화 전문 브랜드로는 풋조이도 유명하고, 우리에게 운동화로 친숙한 나이키, 아디다스 등에서도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습니다. 어디 어떤 제품이 좋다기보다는 본인에게 편한 신발을 찾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너 다섯 시 간을 신고서 계속 걸어야 하는 신발입니다. 조금이라도 불편하면 17번, 18번 홀에 가서는 통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예뻐 보이는 신발을 참고 신는 것보다는 조금이라도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일단 편한 신발을 찾았으면 스파이크 형태를 확인한 후 스윙 시에 미끄러지지는 않는지, 접지가 잘 되는지 확인하면 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주 어릴 적부터 편하게 신어왔던 나이키 에어맥스가 골프화 버전으로 나와서 자연스럽게 해당 제품을 애용하고 있습니다. 이미 이 형태의 신발을 편하게 신어왔기 때문에 뭔가 믿음도 있었고요. 아내는 오래 걸으면 발을 조금 아파하기도 해서 조깅화 형태의 나이키 플라이니트 골프화를 사주었습니다. 방수성은 좋지 않지만 아주 가볍고 말랑말랑해서 발에 부담이 확 줄었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예쁘지 않다고 별로라고 하더니, 요즘에는 이 신발만 신고 나갑니다.


골프 치러 나가는 복장에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자 라운딩의 목적, 임하는 생각이 다 다를 테니까요. 보여주러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도 있으니까요. 골프장에 나가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복장만 프로'라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복장만 프로'인 게 뭐가 문제이겠습니까. 복장'이라도' 프로답게 챙겨 입고 하루 즐겁게 보내면 되는 것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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