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 배터리, 아이폰 4 케이스, 정체모를 리모컨 등
어느덧 틈이 나는 대로 물건을 버리기 시작한 지 4주가 흘렀습니다. 맨 처음 버리기로 했던 물건은 자동차를 바꾸면서 더 이상은 필요가 없어진 차량용 오디오 무선 카팩이었죠.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진 물건, 이미 다들 안 쓰고 있는 물건, 어디 주고 싶어도 줄 수도 없는 물건이었습니다.
그렇게 더 이상은 못 쓰는 물건, 작동은 하지만 쓸데가 없는 물건, 쓸 수도 없지만 버리기를 결심하지 못해서 계속 끌고 다닌 물건, 이런저런 물건들이 집에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이제 고작 한 달 정도 둘러보았을 뿐이니 구석구석 들어가면 더 많은 쓰레기들을 찾아낼 수 있겠죠.
연말이면 또 어딘가로 이사를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옵니다. 거창하게 나도 모르는 새 삶을 짓누르고 있는 물건들을 정리한다기보다, 실제 굳이 들고 갈 필요가 없는 쓰레기들을 찾아내는 것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아직도 결심을 못해서 미루어둔, 큼지막한 물건들을 정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질구레한 잡동사니들을 버리는 것이 실질적으로 더 의미가 있겠죠.
서랍장 한쪽을 열어보니, 배터리랑 케이스 몇 개가 나왔습니다. 탈부착이 가능한 휴대폰 배터리는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아이폰은 초반부터 배터리 일체형이었고, 경쟁 제품이건 삼성 갤럭시 S 시리즈는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홍보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갤럭시도 일체형으로 바뀐 지 한참 지났지만 말이죠.
서랍에서 튀어나온 배터리는 무려 갤럭시 S2 배터리였습니다. 아내가 두 번째로 썼던 스마트폰이죠. 저는 처음부터 아이폰을 썼었고, 기계에 별 관심이 없는 아내는 초반에 몇 번 다른 기종으로 왔다 갔다가 5~6년 전부터 아이폰으로 정착했습니다. 아내도 지금은 이제 아이폰 + 맥북 조합에 익숙해져 버려서, 다시 안드로이드나 윈도즈 PC를 쓰는 것은 좀 어려울 것 같다고 하네요.
당시 갤럭시 S2는 꽤 잘 나온 제품이었습니다. 첫 번째 S1는 자질구레한 문제들이나 버벅거림으로 인해서 실질적인 수명이 그리 길지 않았는데, S2는 꽤 오래도록 사용되기도 했고, 다음 다다음 제품이 나온 다음에도 계속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저 당시 아내도 폰을 굳이 바꿀 이유는 없었는데, 문제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상황이 지금도 정확히 기억이 납니다. 집 근처 감자탕 집에서 점심을 같이 먹고 있었고, 아내는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려고 하는 중에 손이 미끄러져서 하얀색 스마트폰을 끓고 있는 감자탕에 빠뜨렸죠. 급히 건져냈지만, 터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탓에 전화를 제대로 받지도 못했고, 허둥지둥 대면서 스마트폰에서 앞치마로 빨간 국물이 뚝뚝 떨어졌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스마트폰은 대부분 방수 기능이 기본으로 들어있어서 물에 침수되어도 큰 문제는 없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서둘러 전원을 끄고 집에 와서 구석구석 세척을 했는데, 빨간 얼룩이 계속 묻어 나오더군요. 그렇게 그때 그 핸드폰은 보내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기계는 처분을 했는데, 왜 충전기와 배터리는 계속 근 십 년째 살아남아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바로 버리기로 했습니다.
이 외에도 예전에 쓰던 휴대폰 케이스, 정체모를 소형기기 리모컨, 각종 용도를 알 수 없는 케이블들을 정리했습니다. 올해도 이제 두 달 남짓 남았습니다. 주말로 치면 한 10주 정도 남았을까요. 크리스마스도 주말이고, 더 이상 주말 휴일은 없으니, 50일 정도 출근, 20일 정도의 주말이 남았습니다. 힘들도 어려운 시기이지만, 날씨도 서늘해지고 쌀쌀해지지만, 남은 일거리와 책임들도 잘 정리하고, 남은 시간 버릴만한 물건들도 잘 찾아서 삶을 좀 더 가볍게 만들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