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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m Aug 31. 2021

Black Widow

스칼렛 요한슨, 그녀 그대로의 역할

 아마도 스칼렛 요한슨, 블랙 위도우를 처음으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보았던 것이 아이언맨 2였을 것입니다. 아이언맨 2가 2010년에 개봉한 영화이니, 어느덧 그녀가 이 세계관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한 것도 10년이 훌쩍 지났네요. 그때만 해도 세상이 전염병 때문에 극장도 제대로 못 갈 거라고 보통 사람들은 상상하지 못했을 텐데, 격세지감이 느껴집니다.


 어느덧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도 페이즈 4에 접어들었네요. 일단 인피니티 워랑 엔드게임으로 해서 아이언맨과 캡틴 아메리카를 중심으로 한 페이즈 1~3이 정리가 된 상태에서 처음으로 개봉한 페이즈 4 영화여서 앞으로의 방향이 어떻게 이어질지 기대를 하면서 보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이 아닌 집에 보다 보니, 아무래도 집중을 잘 되지는 않더군요. 일단 제가 캐치를 못한 것일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마블의 이야기보다는, 지금까지 나타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듯한 작품이었습니다. 


 페이즈 4 다른 예정 작품 목록을 보니, 마동석이 출연 예정이라는 이터널즈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는 중국어 섞인 제목,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이 포함되어 있더군요. 아무래도 앞으로 어벤저스는 스파이더맨 중심으로 가는 건가 싶습니다. 제가 미국 만화책까지 챙겨보는 전문가는 아니다 보니 영화에 나오지 않은 캐릭터들까지 언급해 가면서 예측해 볼 수는 없고, 온 우주를 넘나드는 캡틴 마블까지 나온 마당에 이야기가 지구에 국한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은 듭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작품들은 DC 작품들과는 다르게 웃긴 포인트를 많이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지 않을까요. 시종일관 무채색 복장에, 무표정으로 나오는 스칼렛 요한슨 주연의 이 영화에서도 과거 러시아 스파이 가족을 중심으로 가족적인 드라마가 펼쳐지니 소소한 웃음들을 자아낼만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캡틴 아메리카 소련 버전 같은 '레드 가디언' 배불뚝이 아저씨는 '기묘한 이야기(Stranger Things)'의 그 아저씨더군요. 냉전을 바탕으로 한 두 작품의 이미지가 묘하게 크로스 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럴듯한 드라마도 좋지만 역시 SF는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더 좋아하다 보니, 그렇게 몰입되는 시간은 아니었습니다. 살짝 B급 코미디와 레트로 감성이 묻어나는 토르,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라던가, 원래부터 좋아했던 스파이더맨, 또는 영국식 똑 부러지는 영어로 귀 호강하는 닥터 스트레인지가 좀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은 없을 테니 말이죠.


 전 세계를 돌면서 펼쳐지는 화면이 멋지긴 했지만, 역시 코로나 19로 인해 극장을 찾지 못해 집에서 보다 보니, 해외 로케이션의 매력을 충분히 즐기지 못했네요. 좋은 영화였지만, 제가 좀 충분히 즐기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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