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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썸머 Oct 22. 2016

셀프인테리어-가구

이케아가 최고.

이케아가 최고다. 가구를 사려고 돌아다녀 보면 2인 가구는 여전히 한국의 가구 시장에서 뒷전이다. 소규모 가구가 가구(furniture)를 살거란 생각을 애초에 안하는듯 하다. 아니면 그냥 이케아가 다 먹으라고 던져준거 던가. 2인용 가구는 구석에 몇개 있는다거나 아니면 온라인 판매만 하는곳이 많다. 하지만 이케아는 이렇게 외면당한 소비자에게 손짓한다. 이리로 와서 돈을 쓰라고. 이케아 가구의 품질이 어쩌고 조립이 어쩌고는 부차적인 문제다.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직접 써보고 살 수 있는곳은 이케아 말고는 없다. 게다가 한국의 가구가게들은 집이 평균 40, 50평쯤 된다고 가정하고 물건을 만드는것 같다. 공간을 활용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집은 15평이고 2인 가구다. 우리에게 공간활용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작은 집에 무슨 가구가 필요하겠냐고? 모르는 소리. 작은 집일 수록 구석구석의 공간을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맥주병을 바닥에 놓으면 하나밖에 못 놓지만 선반이나 책장을 사면 바닥을 기준으로 같은 공간에 5개쯤 더 놓을 수 있다. 잘 산 가구 하나로 수납력이 몇배는 높아진다.

이케아를 애정하는 이유는 그들은 공간에 대해 고민한다. 나를 대신해 공간에 대해 고민해 주다니 사랑할 수 밖에 없다. 유럽의 집들은 작다. 그러니 이 작은 집에 나의 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넣을지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었겠지. 그 고민의 흔적이 이케아 곳곳에 보여진다. 수납력 하면 가장 맘에 드는것은 말름 침대이다. 바닥에 수납장이 붙어있다. 30cm높이의 침대만한 수납공간이 더 있는 셈이다. 입지 않는 계절 옷을 마음껏 보관할 수 있다.

게다가 군더더기 없다. 대체 왜 다들 기본이 되는 제품은 만들지도 않고 응용된 제품만 출시하는지. 기본이 제일 잘 팔리는데 말이다. 아무 무늬 없고 단색의, 필요한 부분만 있는 그런 가구 말이다!

그리고 한국 가구들은 왜 다 원목인데. 원목 좋지. 자연이 느껴지고 따뜻한 느낌도 들고. 하지만 난 나무결이 보이는 가구를 집에 들이고 싶지 않다. 원목색 가구도 싫다. 유행이란게 그런 거겠지만 모두가 비슷한걸 만들고 판다. 모두가 원하는게 단 한가지인것만 같다. 유행에서 조금만 벗어난걸 찾으려 해도 찾기가 어렵다. 아님 정말 비싸거나. 이케아에서는 그나마 유행을 덜 타는 기본 제품들을 많이 만들어 주니 살만한게 많았다.

쓰다보니 이케아를 찬양하게 되었는데 정말 그렇다.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와서 다행이야. 저렴하게 인테리어 할 수 있게된건 이케아의 저렴하고 기본적인 가구들 때문인것 같다. 페인트칠하고 바닥 깔아봐야 가구를 못사면 아무것도 아니니까.


그러면 이쯤에서 내가 좋아하는 우리집 가구들을 자랑해 볼까.

1. 이케아 말름 침대

수납력이 짱이다. 최고의 선택. 밑에 수납장이 있기 때문에 기본높이가 높아진다. 매트리스위에 라텍스까지 깔았더니 정말 높아졌다. 낮은 침대를 선호해서 첨엔 적응이 안됐지만 서랍장에 잡동사니와 옷이 끝도없이 들어가는걸 보고나니 불만이 싹 사라졌다. 이런게 공간 활용이지!

이건데 퀸사이즈 당연히도 사이즈가 클 수록 수납장 크기도 커짐

2. 리바트 이즈마인 소파

2인용 소파 찾는건 정말 너무너무나도 어려웠다. 게다가 내가 원한 스타일은 잘 안 파는 종류였다. 등이 높은 천 소파를 원했는데 요새는 등이 낮은 소파가 유행이라 그런건 찾기도 어려웠는데 찾아서 앉아보면 불편한 것들 투성이었다. 난 집에서 소파에 가장 돈을 많이 들이고 싶었다. 안락한 소파가 주는 행복감을 누리고 싶었기도 하고 소파는 거실의 얼굴 같은거니까 전체 집이 예뻐 보이려면 소파의 역할이 꽤 크다고 생각했다. 완벽한 소파를 찾기 위해 열심히 돌아다녔지만 결국 찾진 못했다. 그러다 리바트에 가봤다. 리바트 역시 다른 가게들처럼 거대한 소파들 일색이었다. 하지만 구석진 곳에 회색 천 소파를 발견하고 앉아봤는데 이거다 싶었다. 솔직히 색은 별로 맘에 안들었다. 우리집에 안어울리는 원목 팔걸이에 회색 천은 너무 밝았다. 하지만 이만한게 없었던 이유는 여태 본 천소파 중에 제일 목이 높았고 팔걸이를 나무로 아주 얇게 만들어서 2인용 소파 길이에 3인용의자로 만든 점이었다. 실제 앉은 착용감(?)이 쏙 맘에들었다. 좀 특이하게 생기긴 했지만 만족. 게다가 저렴하다 45만원 정도에 구매했다. 하지만 싼건 역시나 인지 빵빵한 쿠션감이 그리 오래 가진 않았다. 푹 꺼진 정도는 아니지만 빵빵하지도 않아...

애매한 회색에 각도도 특이하지만 앉아본 사람들이 전부 어디서 샀는지 물어보는 우리 소파

3. 아일랜드 식탁

집이 좁아보이는 상부장을 떼어버렸더니 수납장달린 아일랜드 식탁이 필수가 되어 버렸다. 솔직히 불편하긴 한데 수납을 위해서는 어쩔수가 없다. 불편함을 감수하고라도 상부장을 떼어버리고 싶었다. 그래서 아일랜드 식탁을 찾는데 우리가 찾는건 식탁 전체가 수납장인데 상판만 조금 큰? 그런 느낌을 찾았는데 은근히 없다. 식탁 옆에 조그맣게 장이 달린 형태라거나 아님 엄청나게 비싸거나. 인터넷을 아주 뒤지고 뒤져서 아주 기본적인 아일랜드 식탁을 찾아냈다. 가로 90cm 하나에 9만원! 2개샀다. 후후. 아주 저렴하고 저렴한 티도 난다. 그래서 위에 식탁보를 덮어둠. 여기서 밥먹을때면 식탁이 너무나 갖고 싶지만 놓을 자리도 없고 이거 없었으면 엄마가 준 수많은 그릇을 어디에 뒀을지.

식탁이라기 보단 수납장 위에서 밥먹는 느낌. 먹을만 합니다.



가구 고르는 일은 힘들긴 하지만 재밌기도 했다. 하나하나가 비싸고 크고 존재감 있기 때문에 쉽게 고르기 어렵기도 했다. 내 취향에 딱 맞고 예산에 맞으면서 제 기능을 충실히 하는 놈을 고르려면 발품파는 수 밖에 없다. 여러 후기를 읽어봐야 내 취향은 나만 알기 때문에...


TL;DR 이케아 만세. 최고의 선택은 수납장 있는 침대. 옷장은 좀 불안. 여전히 2인 가족을 위한 가구는 없다. 우리집은 50평이 아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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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runch.co.kr/@flyhigh320/6

https://brunch.co.kr/@flyhigh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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