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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Nov 30. 2016

겨울 길목

겨울 길목에 서서

가을, 너를 보낸다

언젠가

그리움과 이별하던 그 순간처럼

쓸쓸함이 내려앉은 너의 뒷모습


아낌없이 다 주고 떠나는

너의 색 바랜 갈색 옷자락 끝엔

회색빛 애잔함이 바람에 흩어진다


떠나는 너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처럼

영원하기를 소망하였다

가을

언제나 너는 나를 은은한 서가로 인도하였

나를 비추는 벌거벗은 내가 그 안에

고독 속에서 깊은 성찰을

사색을 통해 순수한 영혼을 선물한 계절


해맑게 높던 파란하늘도

잿빛으로 낮게 가라앉은 십일월의 마지막

문밖 겨울이 서성대며 머뭇거린다


너를 보낸 후

텅 빈 적막 아래 주저앉아

시리게 흐느끼며

추억할 것이다


                                                             By 한 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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