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봄

바삭거리고 헐벗은 겨울나무에

파릇파릇 싱그런 새순 돋아난다

뿌리와 뿌리가 체온 나누며

서로를 품었던 한겨울 땅속

개화할 생명들 잉태되고

온누리에 봄이 해산할 준비를 한다

연초록 새싹 얼굴 내밀고

붉고 여린  꽃망울 하나둘 터지면

꽃들의 향기 아지랑이 되어 피어오른다

얼음 틈새 흐르는 시냇물  봄 마중 가고

뽀송한 털 수줍게 단장한 버들 강아지

깨어난 개구리 기지개 켜는

아! 봄이구나

지난해 꽁무니 감추고 내 뺀

바로 그 봄이구나

                                                        By 한 인 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