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엄마
지난번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맛있게 먹었던 간장게장집이 생각나 엄마와 단둘이 그곳에서 오붓하게 맛난 식사로 데이트를 하였다
드시는 내내 음식이 맛있다며 밥 한 그릇을 뚝딱 비우시고 돌아오는 차 안에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를 흥얼흥얼 따라 부르신다
차를 몰면서 이런 생각을 해본다
올해 연세 일흔여섯.
인생의 숱한 굴곡과 고생으로 마디마디 굵어진 손이 엄마가 원하던 삶의 모습은 아니었을 터
엄마에게도 꽃다운 청춘이 있었고 꿈꾸던 미래가 있었을 텐데..
엄마는 어떤 삶을 꿈꾸었을까
내 사는 거에 바빠 내 감정에만 몰두해 잠시 잊고 살았다.
울 엄마도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라는 사실을.
나이가 든다고 낭만과 감성이 퇴색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고운 가을 단풍에 시인의 감성을 갖기도 하고 애잔한 발라드 에 첫사랑이 아련히 떠오르기도 하는 여전히 남들 앞에 고운 모습으로 보이고 싶은 여자. 엄마
집에 돌아와선 얼마 전 사드린 스마트폰 사용법을 다시 설명해 드렸다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재미있는지 이모티콘과 함께 독수리 타법으로 여기저기 카톡을 보내신다
며칠 전 이모가 보내온 패티김 노래 동영상을 열어보시면서 참 좋다~~ 이게 스마트폰이구나
밤늦게 인사하고 떠나려니 먼발치서 내 차가 안보일 때까지 서 계신다
오늘. 엄마가 카톡을 보내셨다
몇 번을 썼다 지웠다 하며 완성된 한 줄일 것이다
"인경아 음식 잘 먹었다" ㅋ 예쁜 하트까지~
다음번엔 사진 찍어 담는 법을 알려드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