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머무는 시간 그리고 추억 속 그대
바람이 불어오네요
매일 새벽 그대 위해 기도드리듯
나를 위한 그대의 기도가 바람결에 전해옵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 언제나 내 기억의 추는 꿈길이던 그 시절에 멈추어 있습니다
깊은가을 월동 위해 떠났던 여름 철새
새 봄 나비 몰고 돌아와 내게 묻네요
몇 개의 계절이 지나는 동안 그렇게 눈비바람 견디며 빈 둥지 지키었냐고
언제나 내 마음은 마주오는 시간을 거슬러 서 있습니다
훈풍 되어 불어오는 세월이 그 마음 버리고 이제 그만 가자 속삭이네요
상류에서 흐르는 급한 세월의 물살에 마주한 나
세찬 물길의 아픔에 내 몸 휘청인다 하여도 깊이 박힌 말뚝처럼 역 겁의 시간 속에서도 내 기억은
그 자리 그 시절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누구를 위함도
무엇을 바람도 아닙니다
그저 내 마음 시킴에 고요히 순응할 뿐
천성이 가볍지 않음인지
절제를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만도 아닙니다
내 마음 원하는 것을 묵묵히 따를 뿐이지요
그렇게 순백의 마음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대 같은 사랑은 그대 하나이기에
세월이 그대 향한 이 마음 앗아가는 대신
해마다 얼굴에 주름 하나 더해 주겠지요
초로의 나이 되어
내가 보는 내 모습이 슬퍼지기 전
우연처럼 등 뒤에서
날 부르는 그대 음성 들을 수 있다면
환청인 듯 천상의 울림 같은 그대 목소리
천둥 치는 요란한 굉음. 악단들의 힘찬 연주 속에서도 내 안의 모든 세포는 깨어나
그대. 낮은 목소리여도 그 부름에 살아나 뜨겁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대와 해후한 그날
깊은 마음으로 두 눈 맞추며 오래 아껴 둔 이 말 바치겠습니다
이날 위해 나 참 잘살았노라고
부끄럽지않게 살았노라고
온 마음으로 그리워할 수 있는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도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