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인경 Mar 13. 2016

기다리는 마음

내 마음 머무는 시간 그리고 추억 속 그대

바람이 불어오네요

매일 새벽 그대 위해 기도드리듯

나를 위한 그대의 기도가 바람결에 전해옵니다


시간이 정지된 듯 언제나 내 기억의 추는 꿈길이던 그 시절에 멈추어 있습니다


깊은가을 월동 위해 떠났던 여름 철새

새 봄 나비 몰고 돌아와 내게 묻네요

몇 개의 계절이 지나는 동안 그렇게 눈비바람 견디며 빈 둥지 지키었냐고


언제나 내 마음은 마주오는 시간을 거슬러 서 있습니다

훈풍 되어 불어오는 세월이 그 마음 버리고 이제 그만 가자 속삭이네요


상류에서 흐르는 급한 세월의 물살에 마주한 나

세찬 물길의 아픔에 내 몸 휘청인다 하여도 깊이 박힌 말뚝처럼 역 겁의 시간 속에서도 내 기억은

그 자리 그 시절에 머물러 있겠습니다


누구를 위함도

무엇을 바람도 아닙니다

그저 내 마음 시킴에 고요히 순응할 뿐


천성이 가볍지 않음인지

절제를 미덕으로 여기기 때문만도 아닙니다

내 마음 원하는 것을 묵묵히 따를 뿐이지요


그렇게 순백의 마음으로 간직하겠습니다

그대 같은 사랑은 그대 하나이기에


세월이 그대 향한 이 마음 앗아가는 대신

해마다  얼굴에 주름 하나 더해 주겠지요


초로의 나이 되어

내가 보는 내 모습이 슬퍼지기 전

우연처럼 등 뒤에서

날 부르는 그대 음성 들을 수 있다면


환청인 듯 천상의 울림 같은 그대 목소리

천둥 치는 요란한 굉음. 악단들의 힘찬 연주 속에서도 내 안의 모든 세포는 깨어나

그대.  낮은 목소리여도 그 부름에 살아나 뜨겁게 반응할 것입니다


그대와 해후한 그날

깊은 마음으로 두 눈 맞추며 오래 아껴 둔 이 말 바치겠습니다

이날 위해 나 참 잘살았노라고

부끄럽지않게 살았노라고


온 마음으로 그리워할 수 있는 그대가 있어

행복합니다

그대도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설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