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축제를 다녀오며
곱다
고와도 너무 곱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의 춤사위가 눈물겹게 시리고 아프다
그 고운 꽃잎 틔우기 위해
혹한 칼끝 채찍 견디고
폭풍우 동반한 우뢰와 천둥 맨몸으로 버티어낸다
그렇게 소리 없는 고통이 승화되어 슬프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 걸까
꽃을 향한
그리움의 언어인 듯
바람에 전하는 처마 끝 애잔한 풍경소리
그 울림이 천상에 닿았는지 이레만 허락된 사랑
사계 중 꽃으로 허락된 단 이레
그리움 앞에 연분홍빛 환한 미소로 수줍게 마주하고
차마 이별 될까 안아보지 못한 채 물결 어린 눈으로 서로 바라만 본다
이레 밤이 쉬이 저물까
불꽃같은 뜨거움으로 자신을 불사르고 눈송이처럼 꽃잎 떨구며 스러져간다
어린아이의 살결 같은 부드러운 속살
그 여린 꽃잎 정표인 듯 흔적으로 남겨놓고서
이별 앞에 울지 않으리
칠월칠석 오작교의 단 하루보다
꽃이 되어 사랑할 날 이레나 주어졌으니
그렇게 봄꽃으로 오던 그리움
푸르름 속에 사라지고
가는 님의 옷자락 끝엔 못다 한 말들 꽃잎 되어 흩어진다
꽃잎의 언어 가슴에 담고
새봄 기다려며 풍경소리에 그리움 실어 보낸다
아.. 향기라도 남겨두고 가면 좋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