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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인경 Apr 11. 2016

벚꽃. 그 슬픈  아름다움이여 ​

벚꽃 축제를 다녀오며

곱다

고와도 너무 곱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벚꽃의 춤사위가 눈물겹게 시리고 아프다


그 고운 꽃잎 틔우기 위해

혹한 칼끝 채찍 견디고

폭풍우 동반한 우뢰와 천둥 맨몸으로 버티어낸다

그렇게 소리 없는 고통이 승화되어 슬프고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 걸까


꽃을 향한

그리움의 언어인 듯

바람에 전하는 처마 끝 애잔한 풍경소리

그 울림이 천상에 닿았는지 이레만 허락된 사랑


사계 중 꽃으로 허락된 단 이레

그리움 앞에 연분홍빛 환한 미소로 수줍게 마주하고

차마 이 될까 안아보지 못한 채 물결 어린 눈으로 서로 바라만 본다


이레 밤이 쉬이 저

불꽃같은 뜨거움으로 자신을 불사르고 눈송이처럼 꽃잎 떨구며 스러져간다

어린아이의 살결 같은 부드러운 속살

그 여린 꽃잎 정표인 듯 흔적으로 남겨놓고서


이별 앞에 울지 않으리

칠월칠석 오작교의 단 하루보다

꽃이 되어 사랑할 날 이레나 주어졌으니


그렇게 봄꽃으로 오던 그리움

푸르름 속에 사라지고

가는 님의 옷자락 끝엔 못다 한 말들  꽃잎 되어 흩어진다


꽃잎의 언어 가슴에 담고

새봄  기다려며 풍경소리에 그리움 실어 보낸다


..   향기라도 남겨두고 가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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