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앞에 겸허를 배우다
무연하게 펼쳐진 울창한 숲을 거닐다
두 팔 벌려 닿을 수 없는 우람한 고목의 넉넉한 품에 안기고 싶다
유구한 세월 동안 온갖 역경과 풍상 속에서 꿋꿋하게 생장한 고목
그 거목의 정기를 받아 지친 영혼을 달래고 싶다
오랜 세월 묵묵히 본연의 소임을 다하는 우직함
고목에게서 느껴지는 충직함 과 포용력
고목이 명목인 까닭은 나무는 나이를 더 할수록 아름다워 지기 때문이라 한다
화려한 꽃처럼 치장하지 않아도 배어나오는 기품과 멋스러움
비바람 피하고 잠시 삶의 무게 내려놓을 수 있도록 그늘 만들어 쉼 을주는 나무
하늘과 맞닿은 키 큰 고목은 망루에 선 파수병처럼 어리고 약한 나무를 지키고 보듬어 주는듯하다
이렇듯 인생이라는 긴 여정에 고목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고목. 나무로 태어나
해마다, 하나의 계절마다 수백 년 뿌리내린 삶에 역경과 풍파가 어찌 없었겠는가
봄을 꽃 피우기 위해 겨울 혹한도 인고 하고
여름의 청청하고 무성한 잎 만들기 위해 변덕 심한 봄바람도 견디어내며
열매 영글어 결실 맺는 가을 위해 한 여름의 뜨거운 태양도 맨 몸으로 버티어낸다
고목은 또 다른 계절을 희망으로 인내하였기에 늠름하고 기품있는 명목으로 우뚝 섰으리라
사람도 이와같지 않을까
불가마 속에서 달궈진 도기가 멋진 작품으로 탄생하는것처럼 온실 속 화초로 편안함만을 누린 나약한 삶이 아닌 고독과 아픔을 담고 고통을 디딤돌 삼아 성장한 사람
그런 사람이 불모지에서도 자생 할수 있는 강한 정신력과 남을 이해하고 배려할 힘을 키울 수 있는것이다
양지에서만 살았거나 내면의 고통이 없던 사람이 공감능력이 부족한것은 그 처지가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일것이다
생각해본다
나무는 나이테가 더해질수록 아름다워 지지만
나를 진정으로 아름답게 키워주고 성장시켜 주는것은 무엇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