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담아온 초여름 어느 날
어두움이 밀려오는 텅 빈 바닷가
파도소리 철석이며 잠자는 고요 깨우고
고동소리엔 깊은 심해의 고독한 울음 담고 있다
바다도 외로운가
파도의 움직임이 흰 고깔 쓰고 긴 장삼자락 허공으로
휘날리는 승무의 고독한 춤사위 같다
무연하게 펼쳐진 짙푸른 바다
어두운 심해 고뇌의 알갱이인 듯
파도가 토해낸 백사장 모래알
바다와 맞닿은 외로운 하늘
둘만의 언어 구름으로 나누고
쓸쓸하게 영원 속으로 함께 흐른다
은빛 백사장
고운 모래에 흔적 남기고
기약 없이 떠나오는 나
홀로 남은 바다
배웅하는 바다의 철석임이 애처롭다
외로움에 방치된 등대의 작은 불빛이 안쓰럽다